[미국대선] 대선 결과 따른 금융시장 전망은? (1) 증시ㆍ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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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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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1월 8일 치르는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두고 금융시장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클린턴과 트럼프가 초박빙 지지율을 보이는 여론조사와는 다르게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FBI의 클린턴 재수사 소식 이후 트럼프 당선에 대한 헤징 움직임이 증가했으나 S&P500 옵션 시장은 여전히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63%로 높게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백악관 주인이 될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 신흥시장 통화 등과 같은 위험 자산이 급락하면서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증시

주식시장의 경우 클린턴이 승리하면 안도 랠리가 나타나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급락장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도이체방크AG는 “클린턴이 승리할 경우 현행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향후 정책도 예측할 수 있어 안도 랠리를 펼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이미 증시에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예상대로 결과가 나올 경우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클린턴이 승리하더라도 금융과 제약업의 경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모간스탠리는 “클린턴이 골드만삭스나 JP모간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와 조세 개혁을 단행할 위험이 있어 이들 주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클린턴 정부에서는 의약품 가격의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제약 및 바이오테크 관련주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이유로 씨티그룹은 미국의 대선 리스크를 이유로 지난 9월에 유럽의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절한 바 있다.

반대로 클린턴의 승리 시 오바마케어의 계승이 예상되는 만큼 병원 운영업체나 메디케이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수혜주로 분류된다.

그밖에도 모간스탠리는 클린턴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에너지 이용을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나 대체에너지 관련주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승리가 증시에 ‘블랙스완(극단적으로 예외적인 일)’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급락장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부는 트럼프의 승리가 증시에 브렉시트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6월 영국이 예상을 뒤엎고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을 때 S&P500지수는 이틀 동안 5.3% 급락한 바 있다.

바클레이즈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S&P500지수가 최대 13% 곤두박질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5% 이상 추락을 예상했다.

지난달 브루킹스 연구소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영국, 아시아 증시가 10~15% 미끄러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JP모간의 존 노맨드 외환 전략가는 “무역이나 이민 등 트럼프의 일부 공약은 너무나 변칙적이고 재정 등 여타 공약들은 불명확하기 때문에 자산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크레딧 스위스 전략가들 역시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이 크고 자유무역협정 철폐 등이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미국 증시에 위협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특히 일본 증시의 경우 트럼프 승리 시 안전자산인 엔 강세로 인해 여타 증시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아 최대 10%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신흥시장

신흥시장 증시는 대체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클린턴이 승리해야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CMC 마켓츠의 양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그 어떤 나라의 주식도 수혜주로 분류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트럼프 승리 가능성에 대비한 헤징으로 러시아 주식에 투자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삭소 그룹의 나디아 카자코바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러시아가 혜택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리스크 회피와 상품가 추락 등 글로벌 시장 동요에 따른 러시아 증시 여파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씨티그룹은 트럼프가 승리하면 멕시코 증시를 주도로 MSCI 신흥국 시장 지수가 즉각 10% 이상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멕시코 수출품 중 80% 이상은 미국을 향하며 재미 근로자들의 송금이 외환 수입의 1/3을 차지한다. 멕시코 건설주만이 유일하게 국경 장벽 건설의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다.

아시아의 경우 트럼프가 중국을 겨냥한 무역 정책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가장 큰 여파를 입을 수 있다고 홍콩 소재 씨티은행의 한 투자 전략가는 예상했다.

한편 홍콩 소재 CIMB 증권의 벤 베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한국이나 대만과 같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에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도 영향권에 있는 나라로 꼽혔다. 씨티 그룹은 중남미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 채권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안도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투자를 늘리면서 국채를 매도해 국채 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대체로 트럼프를 앞지르던 7월 이후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6bp 상승했다. 또한 10월 28일 FBI의 이메일 재수사 발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BMO 캐피탈 마켓츠가 실시한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클린턴 승리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JP모간의 노맨드 전략가는 이미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브렉시트와 유사한 결과가 펼쳐질 수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이 미국 국채로 쏠리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주 동안 39bp나 급락했다.

크레딧 아그리콜 SA는 트럼프 승리 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0bp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간의 노맨드는 8bp 이상 하락을 전망했다.

단기적 충격이 지나가고 나면 트럼프의 감세나 인프라 지출 계획 등이 미국의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으로 미국 국채 보유국들이 미국 국채를 매도할 경우 국채 수익률 상승폭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크레딧 아그리콜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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