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주치의’의 역할을 스마트폰이 대신할 날이 곧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이 단순히 맥박을 측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임신 여부를 판단하고, 암까지 진단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실제로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워싱턴주립대학(WSU) 연구팀은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암 진단 분광계를 개발했다. 이 연구팀에 따르면 분광계는 혈액과 조직 표본을 분석해 폐, 전립선, 간, 유방, 피부 등에 암이 생겼는지 여부를 99%의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분광계를 활용하면 빠르게 암에 걸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가격도 150달러(약 17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아이고(Eye Go)’는 스마트폰에 연동하면 백내장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된다. 기존 장비는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아이고는 10만원가량으로 가정에서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웨어러블 센서스 센터가 개발한 ‘쳄-피스(Chem-Phys)’의 경우에는 체내 생화학, 전기생화학 정보를 측정해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전달해준다. 이 정보를 의사에게 보내주면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과 연계한 개인건강 관리 기기들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헬스케어업체인 옴니씨앤에스가 출시한 ‘옴니핏 링’은 생체신호를 측정해 두뇌의 건강 상태를 스마트폰을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옴니핏 링은 모션센서 등을 통해 수면·스트레스·호흡을 관리하는 반지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다. 자율신경 분석을 통해 수면 시간과 그 효율성을 측정하고, 스트레스 및 누적피로도도 점검해준다.
종로의료기기는 배란일 측정기인 ‘오뷰(OVIEW)’를 개발했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액세서리형인 오뷰는 배란일을 침으로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기기다.
체성분 분석 전문기업인 인바디가 선보인 ‘인바디 밴드’의 경우에는 자체 센서로 측정된 체지방률, 심박 수 등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해 효과적인 운동에 도움이 된다.
이 같은 국내외의 스마트폰 연동 의료기기 개발의 확대는 그 시장규모의 성장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럭시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연동 의료기기의 시장 규모 2013년 약 50억 달러에서 2023년 418억달러로 10년 동안 7배 넘는 성장이 기대된다.
의료기기 제조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건강 관리에 대한 트렌드가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해줄 스마트폰 연동 의료기기의 개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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