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유통업계는 매달 대목이다. 살펴보면 행사도 참 다양하다. 국경절, 중추절, 코리아세일페스타 등등 별별 명목의 행사가 다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거슬리는 점이 있다. 바로 이 많은 행사의 초점이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에게 맞춰져있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경제에 중요한 존재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4년 방한인구 6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듬해에도 비슷하게 방문했다. 아마 지난해에도 메르스사태 등 악재가 없었다면 관광객 60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연히 이 같은 관광객 규모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크다. 중국은 한반도에 접근이 쉬운 이웃국가이며 세계제일의 인구대국이니 이만한 규모도 이해는 간다. 확실히 그들이 소비하는 돈은 한국내수경제에 도움이 된다.
다만 이제 중국인 관광객의 문제점도 조금은 짚어봐야 할 때다. 앞서 수많은 언론을 통해 지적된 사안이지만 이들의 재방문율은 결코 높지 않다. 지금까지 유통‧관광업계가 단기 이익을 바라고 저가 여행과 싸구려 쇼핑만 뿌려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통‧관광업계의 중국인 의존도는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내실은 형편없는 상태다. 기존 면세업계의 경우에는 중국인 의존도가 60~70%에 달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업계에서는 개선의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한국인에게 그다지 익숙하지도 않은 광군절(光棍節) 맞이에 업계 전체가 분주하다. 실속 없는 중국인 맞춰주기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말은 뻔하다. 유통‧관광 시장의 성장한계는 시간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경쟁력 없는 상품은 중국인 관광객의 의존도만 심화시키고, 유통업계 전반의 안정성을 흔들리게 만들 뿐이다.
최근 '유커' 제한 논란을 일으킨 중국국가여유국(国家旅游局)의 지침 하나에 업계 전체가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중국관광객의 편중현상을 재검토하고 본질적인 경쟁력 상승의 방안을 고민해 볼 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