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막말의 흥망성쇠' 트럼프의 대선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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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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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클린턴의 대선여정의 핵심에 이메일이 있었다면 트럼프의 대선 여정내내 논란을 일으켰던 것은 바로 '막말'이다. 트럼프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아웃사이더에서 공화당의 대선주자까지 꿰찼다. 본선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맞붙어 접전을 벌이면서 선거국면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 "멕시코에 장벽을 세우자" "무슬림은 미국 입국금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2015년 6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선출마부터 트럼프의 언행은 튀었다. 오바마 정부와 미국 정치인들을 두루 비난한 그는 멕시코 문제와 관련해 “남쪽 국경에 거대한 방벽을 쌓을 것”이며 비용은 멕시코측에 부담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문제 많은 사람들을 (미국 쪽으로) 보내고 있다. 마약과 범죄, 성폭행범들이 건너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화법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베트남 전쟁에서 포로 생활을 한 적이 있는 존 매케인 3세 상원의원이 자신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포로로 잡혔으니 전쟁영웅이 아니다. 난 포로가 아닌 이들이 좋다"고 말을 하기도 해 공화당 내에서도 커다란 반발을 일으켰다. 

이어 2015년 8월 폭스 뉴스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사회를 본 앵커 메긴 켈리를 공격하며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트위터에 켈리가 생리 중이라 자신에게 그렇게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말을 올리면서 한동안 미국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다.  

트럼프의 막말은 유세현장은 물론, 각종 토론에서도 이어졌지만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지지자가 히스패닉 노숙자를 폭행한 사건에 대해 "나의 지지들은 열정적일 수도 있다"라고 말도 안되는 옹호를 하기도 했으며, 유세 도중에 일본인들의 영어 능력에 대해 비웃기도 했다. 

11월 파리테러 이후에는 미국에 있는 모스크 감시, 무슬림 데이터베이스 기록, 무슬림 입국 금지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미국 내 테러 속에서 트럼프의 인기는 올라갔다. 거품이 꺼질 거라던 초반 예상이 빗나가고 계속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하며 공화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 음담패설로 벼랑끝까지 몰려

막말로 흥했던 트럼프를 벼랑끝까지 몰아세운 것도 막말이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무슬림 미군 전사자 후마윤 칸의 아버지인 키즈르 칸이 도널드 트럼프를 비판한 데 대해 트럼프는 비꼬는 반응을 내놨다. 후마윤 칸의 어머니가 민주당 전당대회 중 침묵하고 있던 것을 무슬림 가정이라 그렇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다. 

참전 전사에 대한 모욕은 역풍을 맞았고, 당시 후마윤 칸의 어머니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이유는 죽은 아들 이야기를 하면 감정 복받쳐서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트럼프를 최악의 곤경으로 몰아넣은 것은 음담패설 녹음파일이다. 트럼프와 미국 연예지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가 지난 2005년 과거 버스 안에서 나눈 외설적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워싱턴포스트가 10월초 입수해 공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녹음파일에는 트럼프가 자신이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을 외설적 언어까지 동원해 설명하는 대목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신체부위를 저속한 표현으로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도 나와 파장은 커졌다. 트럼프는 "개인적 농담이었다"며 즉각 유감을 표명했지만, 지지율은 급락했다. 특히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뿌리채 흔들리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와 클린턴의 지지율은 FBI의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계속 벌어졌다.  

◆ 트위터 계정관리까지 뺏기는 신세

이처럼 막말 탓에 좌충우돌을 겪어온 탓에 대선 막판에 접어들면서 트럼프는 트위터의 계정까지 빼앗기는 신세가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그의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6일 전했다. 트럼프가 호프 힉스 캠프 대변인 등에게 문구를 이야기하면 첨삭을 거쳐 트위터에 게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접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여과 없이 나간 막말로 선거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클린턴 지원유세를 하며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지 못하는 자가 핵무기 발사 코드를 관리할 수 있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막말은 그의 선거 기간 내내 가장 큰 조명들을 받았으며, 트럼프의 승리와 패배 모두 그의 막말에 빚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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