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잡은 황희찬, 슈틸리케호의 비밀병기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이란과의 경기 후 보완해야 할 것을 한 가지 꼽으라면, 대표팀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62) 은 자신감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자신감은 경기력으로 직결된다. 최소한 막내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최근 한 달 새 소속팀에서 5골을 터뜨린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진중한 대표팀 막내는 우즈베키스탄전의 중요성도 잘 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어 15일 오후 8시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호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한 판이다. 최종예선에서 2승1무1패, 승점 7을 기록 중인 한국은 이란(승점 10),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이어 조 3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조 2위까지 주어진다. 홈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카타르, 이란과의 최종예선 때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황희찬은 8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뽑히게 돼 영광이다. 단 1분이 주어줘도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이 현재 고민인 포지션은 원톱과 좌우 측면 수비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공격수 이정협(25·울산현대), 김신욱(28·전북현대), 황희찬을 선택했다.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을 제외하고 뽑은 황희찬과 이정협이다. A매치 명단 발표 때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다며 두 선수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황희찬은 최근 한 달 새 소속팀에서 5골을 터뜨리며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니스(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수비수 뒷공간을 허문 멋진 골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황희찬은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기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몸도 많이 올라왔다”며 최근 상태를 전했다. 잘츠부르크에 녹아들기 시작한 황희찬이 특유의 스피드와 저돌적인 움직임을 잘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상승세인 황희찬을 어떻게 대표팀에 녹아들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8일 소집된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타전을 앞두고 7일의 훈련 시간을 얻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는 긴 시간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좀 더 대표팀에 입힐 기회를 얻은 것이다.

A매치를 2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황희찬은 우즈베키스탄 입장에서는 낯선 선수다. 중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는 후반 교체돼 11분,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23분을 뛰었다. 여러모로 ‘비밀 병기’의 조건을 갖춘 황희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