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 최대 세일시즌,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가 코 앞으로 다가오며 중국은 물론 세계 유통업계에 기대감이 맴돌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프로모션으로 시작한 싱글데이는 지난 8년간 그야말로 '급성장'하며 중국 소비자의 쇼핑 축제로 자리잡았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8일 싱글데이의 지난 8년간의 변화를 요약 정리하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달라진 모습을 소개했다.
△ 중국에서 세계로
싱글데이는 지난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 산하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싱글'을 위한 세일 행사로 시작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단 8년 만에 중국을 넘어 세계 각국 기업의 주목을 받는 글로벌 쇼핑 시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알리바바의 매출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알리바바의 11월 11일 싱글데이 거래액은 5200만 위안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장이 중국에서 세계로 확대되면서 거래규모도 기하 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행사 시작 12분만에 100억 위안(당시 기준 약 1조8000억원), 하루 912억17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는 1000억 위안 돌파를 노리고 있다.
싱글데이 세일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 숫자도 2009년 단 27곳에서 지난 2014년 무려 4만2000개로 불어났다. 지난해 싱글데이에 알리바바 티몰에서 해외 브랜드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무려 3000만명으로 232개 국가 및 지역과 거래가 이뤄졌다.
△ 일주일 배송에서 당일 배송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택배시장도 급성장하면서 과거와 비해 배송 편의성도 크게 제고됐다. 타오바오몰에서만 40페이지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물건을 구입했다는 허페이(合肥)시의 한 시민은 "2009년 싱글데이에 운동화를 구입했는데 6일이 지나서야 받아봤다"면서 "하지만 올해 들어 오늘 주문하면 내일 상품을 받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8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싱글데이는 택배업계에게도 '대박'시즌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 만해도 싱글데이 택배 물량은 1000만 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0배 수준인 10억 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빠른 배송'을 위해 택배업체는 치열한 준비작업을 벌였다. 일부 기업은 모자란 인력 확보를 위해 월급 1만2000위안(약 203만원)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단기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올 1분기 기준 중국 32개 주요도시 화이트칼라 평균 임금은 7018위안이다.
△ 복잡한 결제방식 'No', 클릭 몇 번이면 끝
온라인 결제시장이 커지고 이와 함께 결제방식의 선진화가 이뤄지면서 소비자의 번거로움도 크게 줄었다.
"추운 날이었어요. 일찍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운동화를 하나 샀죠. 결제창이 뜨기를 기다렸어요.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나서 한참을 헤맸고 인터넷 뱅킹 본인인증을 위한 U둔(盾 USB키)을 찾지 못해 고생했어요"
베이징시 국유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인(尹) 모씨는 2009년 싱글데이 쇼핑 경험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지만 이제 이같은 번거로움은 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쉽고 빠른 결제가 가능하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만 3장이고 위어바오(머니마켓펀드)에도 돈이 있다"며 "애플페이 등 결제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지난해 싱글데이 모바일 거래는 전체의 68.67%에 육박했다. 2012년 5%와 비교해 10배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번 싱글데이에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소비자 상담업무를 AI 비서서비스 ‘알리 샤오미(小蜜·꿀벌)' 가 소화한다. 알리바바는 VR 쇼핑체험서비스 '바이플러스(Buy+)'도 선보일 예정이다.
경쟁사인 징둥닷컴은 '자동화' 공정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무인배송차·무인기·무인창고로 배송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크게 줄인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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