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와 사다리' 이동협 PD "답을 내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시각 담았다 자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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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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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답 없다, 답이 없다 하면서 만들었어요."

창사특집 SBS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를 연출한 이동협 PD가 9일 서울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창사특집 SBS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 기자단 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SBS는 창사특집 '수저와 사다리'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불평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불평등 그 자체가 아닌 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의 분열과 위험성에 주목한다. 개천의 이무기들이 승천할 수 있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누군가 이미 다 걷어차 버린 한국사회. 출생이 곧 신분을 결정하는 카스트와 같은 새로운 계급 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수저와 사다리'는 망가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이동협 PD는 "불평등은 늘 존재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저 계급론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불평등이 심화되는 과정이 관심받았다. 창사 특집 소재를 찾다가 자연스레 불평등의 문제로 도착했다"고 했다.

"만드는 내내 답이 없다, 답이 없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이 답 없는 이야기를 왜 시작했을까 싶더라. 일개 방송사의 PD가 답을 제시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희망을 전하고 싶었는데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문제더라"라면서 "한 사람의 열 걸음 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낫다는 마음으로 함께 고민해달라"고 했다.

'수저와 사다리'는 총 3부작으로 기획됐다.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는 13일 오후 11시 10분에, 2부 '닭값과 달 값'은 20일 오후 11시에, 3부 '모두의 수저'는 27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이 PD는 "어려운 주제라 가능하면 재밌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1부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을 차용했다. 딱딱한 전문가 인터뷰보다는 개그맨 김기리가 직접 나가서 겪어보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듣는 형식이다. 2부는 언더커버 보스 형식으로 관찰 카메라로 담아냈다. 3부는 세계적 이슈의 기본소득을 게임으로 보여주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기본 소득 취재를 위해 알레스카, 핀란드를 찾았다. 110만 달러였던 자신의 연봉을 7만 달러로 하향하고, 직원들의 연봉을 7만 달러로 인상한 그래비티 페이먼츠의 CEO 댄 프라이스를 만나기 위해 미국을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불평등에는 무수한 요소가 얽혀있다는 것이다. 이 PD는 "불평등에는 어마어마한 요소가 많다. 그 과정에서 불법적 사건도 크게 개입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우리는 최대한 소득의 문제로 풀어보고자 했다.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겠더라"라면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담았다. 완벽한 대안일 수는 없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모이면 성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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