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당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예상을 뒤엎은 이 같은 결과에 전 세계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가 대권 도전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이 같은 대이변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연구조사 전문 사이트인 더컨버세이션은 트럼프의 전략이 유권자들의 정서를 관통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두 명의 정치과학자가 실시한 연구는 트럼프의 언어는 “반(反)-전문적이고 반-엘리트적이며 국수주의자의 감성을 독특하게 조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말은 음모론에 열광하고 경제적으로 불안하다고 느끼는 지지자들을 파고 들었다.
또한 트럼프의 언어는 권력을 잡은 엘리트층이 서민에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고 호소하며 파퓰리스트의 형태를 보여주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엘리트층을 몰아내고 서민들에 권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는 세계를 “우리”와 “그들”로 나누는 오랜 정치적 전략을 활용했다. 이 같은 전략은 “그들”로 분류되는 이민자들을 막고 “우리”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로 완성되었다.
이민자들을 “그들”로 규정함으로써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우리”에 포함된다는 소속감을 심어주었다. 트럼프는 대선을 선한 “우리”와 나쁜 범죄자와 테러리스트인 “그들”의 싸움으로 몰아갔다.
정치적인 경쟁에서 외부의 위협을 부각시키는 방법은 흔한 전략이지만 효과적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는 진화를 거치면서 내가 속한 집단이 공격을 당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고 결집하기 때문이다.
또한 심리학자들은 도덕적 기반이론을 토대로 진보와 보수 그룹 모두 나름의 도덕적 동기로 움직이지만, 보수층의 경우 소속 집단의 권위, 전통, 존엄, 충성심이 훨씬 강한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아울러 심리학 교수 드류 웨스턴은 유권자들은 정책에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냉정한 판단가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2000년과 2004년에 조지 부시가 앨 고어와 존 케리를 격파할 수 있었던 이유도 유권자의 감정에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한번 마음속에 정당이나 지지자를 정하면 이후로는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분주하게 찾기 때문에 마음을 바꾸기는 무척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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