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놀란 표정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관련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미국의 전통정치가 흔들리고 있다, '문화대혁명' 급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9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자 '트럼프의 대승, 미국 전통정치가 크게 요동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이는 미국사회의 분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사람들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정치적 반란', 미국의 '문화대혁명'이라고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는데 이는 최근 미국의 정치상황, 사상을 잘 반영한 비유"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미국 전 영부인으로 백악관 입성에 다시 도전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번 패배는 미국 전통의 엘리트 정치이념과 권위의 패배로 트럼프는 클린턴 뿐 아니라 그를 거부하는 공화당 내부, 미국 전역의 엘리트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정치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이름은 예전부터 유명했지만 미국과 세계는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미국 주류 언론과 엘리트 계층은 그를 멸시하며 야유를 퍼부었다"며 "그런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것은 미국의 기존 정치질서에 큰 결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미·중관계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으로 외교적 경험이 적고 경영자의 입장에서 외교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강경한 정책으로 대립각이 커질 가능성도 있지만 트럼프의 중·미 신형대국 관계에 대한 관심도가 클린턴보다 높았던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트럼프의 당선이 국제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환구시보는 "미국 대선 결과가 몰고 올 파장을 피할 수는 없지만 중국은 거센 바람도 이겨낼 수 있는 나무이자 강대국으로 미국 정권 교체의 파장을 극복할 능력도 경험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중국 관영 CCTV는 미국 대선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선거 결과를 주목했고 홍콩 봉황위성TV는 CNN을 생중계하며 실시간으로 대선 개표 상황을 전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9일 여론조사기관의 설문 결과를 인용해 당 소속에 상관없이 미국 대다수의 응답자가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번 대선에 대해 '분노'와 '초조함', '우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며 돌아선 민심이 미국의 새 대통령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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