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국채금리 인상에 기업 돈줄 막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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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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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국채 금리가 치솟자,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우리 기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 하루 만에 20.3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급등한 2.070%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일 상승폭도 2013년 7월 5일 이후 가장 크다. 30년 만기 국채 역시 24.7bp 뛴 2.877%를, 2년 만기 국채는 3.2bp 오른 0.894%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가 전날 당선 연설에서 "미국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고, 이는 인플레 전망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우리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6.3bp 오른 1.465%를 기록했다. 5년물도 9.4bp상승한 1.587%, 10년물은 14.8bp 뛴 1.819%로 거래됐다.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이 줄줄이 미매각 사태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이유다.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국고채 수익률이 올라가면 이보다 신용등급이 낮으면서도 차별화된 금리를 제시할 수 없는 회사채는 수요가 줄어든다.

GS그룹 GS EPS(신용등급 AA-)는 500억원 규모로 5년 만기 공모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는 16일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GS EPS는 국고채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없더라도 수요예측 전망이 어둡다. 이 회사는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후 1차례를 빼면 꾸준히 미매각이 발생했다.

2015년에도 3차례 조달에서 모두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올해 3월에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유효 수요 6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롯데그룹 롯데렌탈(AA)도 긴장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최근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총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오버부킹'에 성공할 경우 발행규모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발 악재로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투자금융지주(AA-)는 17일 수요예측에 나서 이달 25일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2년, 3년, 5년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주관사는 SK증권과 HMC투자증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회사채 시장이 이미 얼어붙은 상황에 미국발 불확실성이 더해져 수요예측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회사채 발행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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