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정부 '나 홀로 호황'…9월까지 세금 22.6조원 더 걷혀

9월까지 국세수입 189.1조원…추경·재정보강 탓 나라살림은 22.7조원 적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위축되고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으나 정부의 '나 홀로 호황' 기조는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1∼9월 정부의 국세수입은 총 189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한해 동안 걷기로 한 목표 금액 가운데, 실제로 걷은 세금의 비율인 세수진도율 역시 81.3%로 4.1%포인트 상승했다.

세목별로 3대 대표 세목인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세수가 모두 늘었다.

법인세는 지난해 법인 실적이 개선된 영향과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가 맞물리며 46조9000억원 걷혔다. 1년 전보다 7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가가치세도 6조6000억원 늘어난 46조4000억원 걷혔다.

전년 동기 대비 민간소비가 지난해 4분기 3.3%, 올해 1분기 2.2%, 2분기 3.3%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어 소득세도 6조3000억원 늘어난 50조4000억원 걷혔다.

세금과 세외·기금 수입을 더 한 총수입은 9월까지 30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지출은 301조7000억원이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조2000억원 흑자였다.

그러나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22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 전월 11조6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9월부터 추경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서 재정 적자 폭이 확대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등 재정보강 대책으로 재정을 적극적으로 집행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전월보다 늘었다"라며 "앞으로 경기 하방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59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 때보다 37조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