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향배는? “독자적 외교안보전략으로 건강한 한미동맹 재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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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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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사드 배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다양한 현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당선을 계기로 삼아 독자적 외교안보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10일 미국 대선 결과를 평가하는 상황평가회의를 개최하고 트럼프 당선에 따른 국방 분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미 전략자산의 상시순환배치를 포함해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협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등 기존 한미 합의사항은 미국 측과 공조 하에 정상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대미(對美) 국방정책 대응팀’도 만들어 미국의 정권교체에도 한미동맹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국방부의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외교안보 분야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들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이뤄진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한국은 지난해 약 9200억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차기 미 행정부와 협상을 한다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의 연장선으로 사드 한반도 배치 비용을 요구하거나 조기 배치를 전면 재검토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미군 주둔 경비를 더 많이 부담하지 않은 동맹국에 굳이 미군을 둘 필요가 없으며 미군이 나가고 해당 동맹국이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철수까지 시사한 발언을 한 이상 전작권 전환 문제에서도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순환배치 검토, 다시 말해 확장억제 또한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다. 남중국해 분쟁 등에서 미국과 철저히 보조를 맞춰온 일본과 달리, 중국과의 균형외교에 공을 들여온 한국이 동맹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스스로의 외교안보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동맹이나 외교안보 사안은 쉽게 바꾸기 어렵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몇 마디 던진 것만으로 단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한 말과 이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미동맹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며 “현재 우리 정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오히려 한미동맹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 대외정책의 핵심은 미국의 경제 이익으로, 불필요한 확장 및 개입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한반도에 대한 관심은 후순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그동안 미국 중심의 편향된 정책에서 벗어나 우리의 독자적 입장을 갖고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자체의 외교안보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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