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시가 지난달 신세계에 개발계획 축소변경을 요구하면서 신세계와 부천시는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사진) 형태로 개발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박성준 기자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제3의 스타필드로 낙점했던 ‘부천 복합쇼핑몰’이 부산의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하 센텀시티)’ 콘셉트로 변경, 개발된다.
앞서 김만수 부천시장이 지난달 13일 신세계그룹에 부천 상동의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계획의 축소·변경을 공개 요구한 지 한 달 여만이다.
10일 신세계와 부천시 등에 따르면, 양 측은 기존 스타필드 콘셉트의 ‘복합쇼핑몰’ 형태에서 ‘초대형 백화점’으로 개발계획 변경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시장이 당시 축소요구 기자회견에서 “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매장)와 쇼핑몰을 제외하고 백화점만 짓도록 신세계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부천시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와 개발계획 변경을 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면서 “일단 창고형 할인매장과 지역상권과 겹치는 쇼핑몰을 배제한 백화점으로, 가장 최근에 신세계백화점이 부산에 지은 ‘센텀시티’ 형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천 복합쇼핑몰 부지에는 창고형 할인매장과 스트리트형 쇼핑몰이 빠지는 대신 ‘초대형 백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부산 센텀시티는 단일 점포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정도다. 하지만 이름만 백화점일 뿐, 실제 그림은 스타필드 하남처럼 초대형 복합쇼핑몰과 궤를 같이 한다.
센텀시티는 당초 영업면적 13만1901㎡에서 최근 바로 옆 센텀시티 B부지에 5만7900㎡규모의 센텀시티몰을 준공하고 기존 센텀시티 지하 2층 매장도 8661㎡ 늘려, 총 19만8462㎡의 메머드급으로 거듭났다.
센텀시티의 핵심은 물론 백화점이다. 일반적인 백화점 매장에 다수의 고가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세계 최초로 휴양형 온천(스파랜드)과 쇼핑시설이 접목돼 오픈 당시 ‘체류형 복합쇼핑몰’을 지향했다. 여기다 해운대 바다 야외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아이스링크장, 비거리 90야드·60타석을 갖춘 실내 골프장과 스카이파크(야외전망대)도 있어 현재 스타필드 하남의 밑그림이 된 셈이다. 또한 CGV영화관, 교보문고 등도 입점해 있다.
결국 부천시의 요구대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쇼핑몰이 빠지는 대신 센텀시티 형태의 ‘초대형 백화점’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신세계는 최근 확장한 센텀시티몰에 정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가전종합매장 ‘일렉트로마트’와 반려동물쇼핑몰 ‘몰리스펫샵’ 등도 입점시켜, 현재 스타필드 하남과 닮아 있다.
이렇게 되면 부천 복합쇼핑몰도 일부 숍 구성만 변형된 ‘초대형 백화점’이 들어설 수 있어, 인근 지역상권 잠식 우려가 계속될 수 있다.
부천 복합쇼핑몰 사업의 지역상권 침해 문제를 계속 제기해 온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구갑)은 “부천시장이 이번에 신세계에 요구한 것은 일반적인 백화점 형태여서 지역상인들도 축소안을 수용한 것”이라며 “만약 부산 센텀시티처럼 초대형 백화점이 들어서면 지역 상인들의 불만은 계속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센텀시티로의 개발계획 변경에 대해 “부천시와 개발계획 변경에 대해 계속 협의 중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변경안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부천시는 신세계와 당초 10월 예정했던 토지매매(상업단지 7만5000여㎡) 계약체결은 개발계획 변경(안)이 반영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결정한 이후 12월에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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