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일본 경제가 미국 대통령 선거라는 악재를 만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엔고·주가 하락 등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9일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1엔대까지 급락했다. 하루 만에 반등하긴 했지만 추가 위험성이 남아 있다.
엔고 기조가 이어지면 자동차, 부품, 철강업계 등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일본 기업 대부분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생산 거점을 멕시코에 두고 있어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를 사실상 범죄자로 간주,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철수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유세 과정에서 "취임 첫 날 TPP를 철수하겠다" 등의 과격 발언을 해왔다. 미 의회 상원에서도 트럼프의 입장을 존중할 것으로 보인다.
TPP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에 완성하려던 무역 분야 주요 핵심 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과 상원의 입장에 따라 연내 비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일본 시장에서는 TPP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일본 기업의 수출 확대 효과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엔저를 통한 수출 확대에 주력해온 아베노믹스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통상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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