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지명수배 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이 지난 10일 검거된 가운데, 지난 3개월간의 도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엘시티는 작년 10월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3.3㎡당 2700만원이었으며, 특히 펜트하우스 2가구의 경우 3.3㎡당 7200만원에 달해 세간의 화제가 된 단지다. 엘시티는 부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1차 분양에서 청약이 모두 완료됐다.
하지만 이후 도시계획변경, 주거시설 허용, 초고가 분양 등 엘시티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도 엘시티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올해 7월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엘시티 시행사인 청안건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이영복 회장의 압박에 나섰다. 이 회장이 500억원 이상의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였다.
이후 8월 청안건설 자금담당 임원이 구속되고 검찰에서 소환을 통보하자 이 회장은 도주해버렸다. 이 회장이 깊숙이 잠적하고 있던 터라 검찰은 3개월가량 이씨 행방을 수색했음에도 불구,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4일 부산지검은 엘시티 사건을 특수부에 다시 배당했고, 수사 인력도 30여명으로 확대됐다.
이후 검찰은 대포폰 등을 추적, 이달 7일 이씨의 은닉을 도운 유흥업소 직원을 구속했고, 10일 이씨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이씨는 11일 새벽 부산지검으로 압송된 상태다.
검찰은 이씨가 회삿돈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와, 이를 정관계에 뿌렸는지에 대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씨에 대해 금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여러 특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이 자금이 로비에 활용됐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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