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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1조 달러(약 1150조원) 규모 공공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그의 공약을 두고 국내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자신의 공약집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공공인프라 투자금액의 4배에 달하는 1조 달러의 투자 계획을 끼워 넣었다. 도로와 교량, 공항 등 미국 내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트럼프판 ‘뉴딜 정책’인 것이다.
이에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트럼프 당선 다음 날인 지난 10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건설 등 다양한 현안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해외건설은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공공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경우, 국내 건설업체 및 건설기자재 업체 등의 진출이 늘어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저유가 등에 따라 중동지역 발주 감소로 해외수주가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미국 인프라 사업이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한 셈이다.
실제 이 같은 기대감에 국내 건설주는 트럼프 당선 이후(10일 종가 기준) 3.66%의 전반적인 상승을 기록했다. 현대건설(6.72%)과 대우건설(5.10%), 삼성물산(3.81%) 등 대부분 건설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건설용 중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의 지분을 대량 보유한 두신인프라코어와 미국 건설장비 업체인 캐터필러에 각종 장비를 공급하는 진성티이씨 주가도 각각 14.80%, 7.89% 뛰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가 국내 건설업체에 직접적인 수혜로 작용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본적으로 그간 국내 건설업체의 미국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데다, 트럼프 당선자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만큼 국내 건설업체에 큰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건설사의 미국 진출을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으로, 미국 사업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현지 경쟁력 자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또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라 미국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등 형태가 아니면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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