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의 입장
이충재 행복청장 입장은, “행복도시는 기존의 위성도시 개념의 신도시가 아닌,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적 도시”라고 강조했다. 기존 신도시 개발에서 발생하던 지자체의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독립된 도시건설이 필요하며, 효율적 사업 추진을 위해 별도의 법, 기관, 예산을 확보하여 국가가 직접 건설하고 있으며, 외국의 행정수도의 경우도 국가에서 건설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행복청은 중앙부처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착공 이후 10년간의 사업추진 노하우를 활용하여 최적의 건설행정을 수행 중이다. 도시의 약 30% 정도 완성된 현재 도시건설 업무를 이원화할 경우, 일반적인 신도시化, 광역도시권 발전에 한계 등의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 현재의 ONE-STOP 행정체계가 이원화되면 일관된 도시건설 추진이 곤란하며, 이에 따라 토지이용의 효율성도 저하될 우려가 있고, 시행자(LH)는 단순히 토지 매각에만 집중하고, 자치단체장은 이후의 행정절차(심의․인허가 등)만 진행하며 다른 신도시와 동일化 될수 있다.
지방행정시설 건립 등에 국가예산 투입의 당위성이 소멸하며 국비 투입이 곤란, 자치단체 자체 예산으로 사업 추진이 필요하고, 국가적․사회적 이익 보다 자치단체의 이익을 우선 시 할 수 있으며, 충청권과 연계한 거시적 목적의 광역도시권 발전에 한계가 있다. 행복도시라는 도시 경계를 뛰어넘어 인근 지자체로 도시건설 효과를 파급하여 중부권의 동반 발전을 견인하는 것이 목표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단순히 도시건설 업무를 어느 기관에서 수행할 지에 대한 논의 보다 국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 건설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중요하다”며 “행복청과 세종시의 역할분담 및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세종시는 도시 전체의 상생발전을 위해 읍면지역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의 주장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10일 시정 브리핑에서 행복도시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정안은 현재 행복청이 수행하는 도시계획·주택건축·도시관리·공공시설·문화시설 등 부문의 14개 자치사무를 시로 이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는 자치사무 이관의 명분으로 출범 4년을 맞이해 인구·재정·행정 등 부문에서 내외형적 성장이 지속되면서 도시행정이 빠르게 안정화 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무엇보다 자치사무의 이원화로 행정업무의 책임이 분산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운 점, 공동주택 하자보수 지연·옥외광고물 난립 등 현장관리 소홀이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자치사무의 이관 필요성은 커진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행복도시 건설을 위한 주요 의사결정에 시가 배제된 점도 불씨를 키웠다. 시는 시민여론의 반영과 민원해결을 위해선 세종시장이 행복도시건설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법령은 해당 위원회에서의 세종시장 역할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도 어필했다. 이 시장은 “행복도시를 정상적으로 건설·운영하기 위해 개정안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또 행복청은 자치사무보다 도시발전을 견인할 기업과 대학 유치에 집중하고 도시의 자족성 확충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 이 같은 입장에 행복청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초 양 기관의 역할이 나뉘었던 데는 지방자치기관(시)과 중앙부처(행복청)가 맡아 할 수 있는 역량과 할 일이 구분된다는 게 저변에 깔렸고 행복청은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맡은 영역에서 충분히 역할을 수행 중이라는 점에서 시의 자치사무 이관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류다.
특히 개정안을 발의 한 의원은 이해찬 국회의원으로 이 시장과 같은 색깔론(당적)을 갖고 있다는 점은 행복청이 느끼는 불편함을 키운다. 행복청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시가 국회의원(이해찬 의원)을 등에 업고 개정안(자치사무의 이원화)을 추진하는 데 힘을 쏟을 때가 아니라 양 기관이 협력해 행복도시 건설에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일침했다.
그는 또 “현재 시가 맡고 있는 자치사무 일부 영역에서 주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금 하는 일에서도 잡음이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행복청이 맡고 있는 자치사무까지 가져가 본인들이 맡겠다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의 입장을 백번 이해하더라도 행복도시 건설과정에서 지자체와 중앙부처 간 역할과 역량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가령 도시건설에 필요한 정부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지자체와 중앙부처의 실질적인 역량 차이는 엄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행복청은 현재 행복도시 건설 3단계 중 2단계를 추진 중”이라며 “엄밀히 따지면 오는 2030년까지 행복도시 건설이 마무리될 무렵, 행복청의 역할은 자연히 축소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시도 외형적 도시건설과 내부 자치사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지금 당장의 자치사무 이관보다 양 기관 간의 업무적 협업과 소통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히기도 했다.
한편 개정안은 지난달 이해찬 의원이 대표 발의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정안에는 행복청이 수행하는 도시계획과 건축 및 주택 관련 사무 등 지방자치 사무를 세종시에 이관하고 안전행정부를 세종시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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