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스톰을 대비하라②]중견·중소기업 총체적 난관, “협업 통해 위기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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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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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내츄럴엔도텍 제공]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대기업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또 다른 ‘엔진’으로 꼽히는 중견기업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의 총 매출액은 503조원으로 2014년도 대비 13% 줄었다. 중견기업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미만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 중견기업은 총 3846개사로 전체기업의 0.12%에 그쳤지만, 총 일자리의 10%(120만명)를 담당할 만큼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제조업 전반이 부진하면서 중견 기업들이 하나둘씩 줄도산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진해운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관련된 중견·중소기업들이 재정난에 직면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수출화물 물류에 애로를 겪으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며 “중국 상하이 항만 측이 한진해운 배의 입항을 거부해 예정됐던 판매 일정도 불투명해졌다”고 개탄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진해운 선박을 이용해 제품을 수입하는 데, 대체 선박을 아직 못 구했다”며 “운송 지연으로 막대한 손실을 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이 흔들리면서 중견 및 중소기업, 협력업체 등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파산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파산사건이 587건, 회생합의사건은 925건 접수됐다.

법인파산은 부채 상환이 불가능한 법인이 자산을 정리해 빚의 일부라도 갚도록 하는 법적 절차를 뜻한다. 자력회생 불가능한 법인을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대신 관리하는 법정관리와는 차이가 있다.

법인파산사건의 경우 2013년 461건, 2014년 539건, 지난해 587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에는 7월까지 401건이 접수돼 지난해 동기 362건보다 약 40건 많았다. 회생합의사건 역시 증가세다. 2013년 835건, 2014년 873건, 지난해 925건이 접수됐다. 올해 7월까지 562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20여건 증가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매출의 대다수가 대기업 납품에서 나오는데, 최근 대기업들이 물량을 줄이면서 줄적자가 나고 있다”며 “대기업만 의존해서는 생존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기 위해 R&D(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개선, 글로벌화 촉진을 위한 예산확대, M&A(인수·합병) 활성화 지원, 가업상속 적용대상 및 세액공제 확대, 지주회사 자산요건 상향 조정 재검토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협업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지 않으면 중견.중소기업 물론, 대기업도 현 위기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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