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한수 전 행정관, 불법대선캠프 활동하며 최순실 지시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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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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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DB]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13일 정치권 및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증거로 지목되는 태블릿 PC를 중심으로 최순실 씨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최 씨의 대선 개입 의혹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씨는 검찰에서 태블릿 PC의 존재를 모른다고 발뺌했지만 개통 후 사용 흔적이 최 씨밖에 없고, 김 전 행정관이 최 씨의 생일인 지난 2012년 6월 23일 바로 전날인 22일에 태블릿 PC를 개통했기 때문이다. 또 김 전 행정관은 최 씨의 조카 이모 씨와 절친한 고교 동창 사이로, 최 씨를 평소 ‘이모’라고 부를 만큼 가까웠다는 점에서 모든 정황이 최 씨를 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블릿 PC 담겨진 대통령 연설문, 국가기밀자료 등도 결국 최 씨가 받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선거캠프에 자신의 측근을 배치해 오래 전부터 국정농단이 예고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불법캠프에서 활동했던 내부 관계자는 “2012년 9월 즈음 김 팀장(김한수 전 행정관)을 처음 만났다”면서 “제가 합류했을 때 이미 고정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4~5명이 사무실(여의도 에스트레뉴 빌딩)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는 99% 김 팀장이 주도했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동영상 제작 등에 관해 프로그램 제작을 논의했다”며 “김휘종 팀장(청와대 행정관)은 가끔 와서 격려도 해주긴 했는데 자주 나타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 후보 측의 공식선거캠프가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던 점을 감안하면, 김휘종·김한수 팀장은 에스트레뉴 빌딩에 차린 불법캠프와 공식캠프를 오가며 관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이 캠프에 합류한 계기를 묻자 “김 팀장이 ‘청년들을 위한 정치 콘텐츠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고 하면서 다른 루트로 연락을 받게 됐다”며 “동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크게 간섭은 없었지만 ‘이 부분은 좀 쎄게 해라’, ‘이건 빼자’ 등의 조언을 받긴 했다”고 말했다.

불법캠프인 것에 대해 의심이 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사실 처음엔 공식캠프처럼 임명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어디 가서 굳이 말하지 말라’길래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냥 선거운동원 중에 사무직이라 그런가보다 했다”라며 “나중에 공식캠프에서는 국회의원들도 자주 드나들고 임명장도 주는 걸 알고 보니 이 캠프가 불법이었단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행정관이 활동한 불법캠프에서도 ‘최순실’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없었다. 이 캠프가 고(故) 이춘상 보좌관 휘하의 조직인 사실을 아는 이들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김 전 행정관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꼬리자르기’ 식으로 조직을 운영해왔다는 분석이다.

이 내부 관계자는 ‘최순실’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최근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당시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춘상이라는 분은 직접 보지는 못했고 이름이 도는 걸 들어본 적이 있다”면서 “김 팀장(김 전 행정관)이 우리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한편, 검찰은 최 씨의 구속기한 만료일인 오는 20일을 전후로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을 알려졌다. 태블릿 PC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최근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한 김 전 행정관과 최 씨의 관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도 적지 않는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순실 태블릿 PC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 홍보 SNS 본부 운영안' 자료에 김휘종,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이름이 적혀 있다. [사진=이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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