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자계약 지난 8월 이후 단 26건 불과

국토부 "내년 상방기부터 전국 어디서나 전자계약 가능토록"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지난 8월부터 서울 전역에 확대된 '부동산 전자계약' 확산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서울 전역에 확대된 '부동산 전자계약' 건수가 총 26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시범사업에서 거래된 전자계약 건수(5건)와 비교하면 증가했지만 9월 서울 주택매매와 전·월세거래량이 5만5000건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다.

부동산 전자계약이란 인감·종이가 아닌 온라인 서명으로 각종 부동산 계약을 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등기수수료 약 30% 절감은 물론 계약서 위변조 예방 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동산 전자계약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에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8월 30일부터 서울 전체로 확대됐다.

감정원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가 주택임대차계약을 전자계약으로 맺으면 거래 1건에 20만원씩 바우처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지원이 이뤄진 경우는 현재까지 2건에 불과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시범지역 확대와 함께 전자계약 시스템 운영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시행한 중개수수료 바우처 지원도 실적이 사실상 없다.

한국공인중개협회는 전자계약 개발·도입단계부터 "운영주체를 협회로 이관해 협회가 관리·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히고 협회 차원에서는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지 않는다.

국토부는 공인중개사들의 반대에도 전자계약이 자리 잡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어디서나 전자계약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내년 2월까지 시스템을 확장하고 4월부터 광역시를 시작으로 전자계약 가능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익숙한 세대의 부동산거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공인중개사 외 시장참여자의 반응도 좋다"면서 "전자계약 이용률이 높은 공인중개사를 인증해 포상이나 행정제재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