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운드에 68벌타. 원래 스코어는 1오버파 73타였으나 벌타를 포함하니 그날 스코어는 69오버파 141타.
이보미(혼마)가 우승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이토엔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나온 해프닝이다.
경기위원회에서는 형평성을 위해 1라운드 직전 로컬룰을 택했다. ‘볼이 페어웨이나 스루 더 그린의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그린 칼러 등)에 떨어질 경우 집어올려 닦고 제자리에 놓고 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프리퍼드 라이’(부속규칙 Ⅰ A 3b) 규정이었다.
이 경우 투어에 따라서는 볼을 제자리가 아니라 원래 위치에서 6인치나 한 클럽 길이내 범위에 놓고 치는 것으로 명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는 ‘제자리’로 못박았다.
경기위원회에서는 1라운드 전 선수와 캐디에게 이 로컬룰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구두로도 설명했다.
우에하라 아야코(33·일본)는 이 로컬룰을 잘 살피지 않았다. 특히 ‘제자리’를 눈여겨보지 않고 하던대로 했다.
JLPGA투어 데뷔 13년차인 우에하라는 2013년부터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해왔다. 이 대회에도 초청선수로 일시 출전했다. 미LPGA투어에서는 이 로컬룰을 채택할 경우 ‘볼을 원위치에서 한 클럽 길이내에 플레이스한다’고 규정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우에하라는 미LPGA투어에서처럼 로컬룰을 해석하고 이 로컬룰을 적용할 상황에서는 원위치에서 한 클럽 길이내에 플레이스했다. 그는 1라운드를 1오버파 73타로 마쳤다. 스코어 카드도 그대로 제출했다. 공동 31위로 중위권이었다.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우에하라는 2라운드 직전 경기위원회에 자신이 첫날 한 행동을 설명했다. 경기위원장은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은 후 “상당한 벌타가 따른다”고 말한 후 우에하라의 벌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볼을 집어올려 닦은 후 제자리에 놓지 않고 한 클럽 길이내에 놓았으므로 오소 플레이다(규칙 20-7c)다. 이 경우 2벌타가 부과된다. 우에하라는 첫날 이 로컬룰과 관련해 총 19회 오소 플레이를 했다. 따라서 38벌타(19회×2벌타)가 부과된다.
지난해까지는 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채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면 실격처리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규칙이 완화됐다. 플레이어가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때까지 규칙위반 사실을 몰랐을 경우에는 실격 대신 해당 벌타를 부과하는 것으로 대체됐다(규칙 6-6d 예외). 구체적으로는 ‘적용규칙에 정해진 벌을 받고 플레이어가 규칙 6-6d를 위반한 각 홀에 2벌타를 추가한다’로 됐다. 요컨대 실격을 면하는 대신 추가 2벌타를 주는 것이다.
우에하라는 파3홀 세 곳을 제외한 15개 홀에서 이 로컬룰을 위반했기 했기 때문에 위반한 홀마다 2벌타, 총 30벌타(15개 홀×2벌타)를 추가로 받았다. 그래서 우에하라가 받은 벌타는 68벌타(38벌타+30벌타)가 된 것이다.
우에하라의 1라운드 스코어는 결국 69오버파 141타(원래 스코어 73타+68벌타)가 됐다. 그의 스코어 카드에는 파가 3개(모두 파3홀), 트리플 보기가 2개(총 6오버파), 쿼드러플 보기가 6개(총 24오버파), 퀸튜플 보기가 3개(총 15오버파), 섹스튜플 보기가 4개(총 24오버파) 적혔다.
141타는 일본 남녀 프로골프투어를 통틀어 18홀 최다타수다. 종전 이 부문 최다타수는 일본 남자투어는 122타, 여자투어는 109타였다.
우에하라는 2라운드에서 기권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온 팬들을 위해 커트탈락이 분명한데도 2라운드를 치렀다. 2라운드에서 그는 4언더파 68타를 쳤다. 그는 결국 2라운드합계 65오버파 209타(141·68)의 전대미문의 스코어를 내고 말았다.
우에하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로컬룰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플레이하고 그에따라 엄청난 벌타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 고정관념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는지 또한번 느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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