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불법지원 의혹' 대기업 총수들, 밤샘 검찰조사 뒤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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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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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를 마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탄 차량이 14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을 나서고 있다. 운전석 뒤에 설치된 파란 가림막 뒤로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 총수들이 일요일 오후 검찰에 출두해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최순실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차려진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13일 밤 11시께 집으로 돌아갔다.

구 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중앙지검 지하주차장에서 검은색 승합차 뒷좌석에 올라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구 회장은 LG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14일 오전 1시 20분께까지 조사를 받았다. 승용차 뒷좌석에 탄 손 회장의 얼굴을 옆에 앉은 다른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가린 탓에 표정이 뚜렷이 보이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이 어떤 경위로 마련됐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24일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오찬을 겸한 공식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은 공식 행사 때 "한류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주문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총수들은 이날과 다음날에 걸쳐 청와대와 외부 모처에서 개별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의 취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통령이 모금에 직접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총수들이 대통령과 만남에서 '민원'을 언급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4일 오전 1시 30분께까지 조사를 받은 뒤 지하주차장에 준비된 차를 타고 귀가했다. 검은색 제네시스 속 최 회장은 피곤한 듯 몸을 깊이 뒤로 젖힌 모습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수감 중이어서 개별 면담은 하지 않았으나 검찰은 SK가 두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과정에서 최종 결정권자였다고 보고 최 회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비공개 면담에 참석한 김창근 SK 수펙스 의장도 앞서 검찰에 나왔다.

SK는 111억원, LG는 78억원, CJ는 13억원을 각각 미르·K스포츠 재단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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