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국 관세 정책이 한국과 일본 등 미국 동맹국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시대를 맞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등은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중국에 다수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발효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의 철강 및 기타 산업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혀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 내 핵심 과제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폐기 수순을 밟겠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5년간 급성장하면서 세계 경제 규모의 3분의 1에 해당할 만큼 주요 수출국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정체하면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애플 아이폰 등의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MF는 중국 성장률이 1% 떨어질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도 0.25%포인트 동반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일본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일단 도요타와 닛산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의 대(對)중국 수출 규모가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TPP 폐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멕시코 내 자동차 조립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에게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와타나베 요리즈미 일본 게이오대학 교수는 "중국은 전 세계 다수 국가들에게 최대 무역 파트너"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국제 무역 분위기를 침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인칼카네라 HSBC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협상 또는 재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극단적인 결과는 피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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