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과 중국간 환율·무역 전쟁 발발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중국을 타깃으로 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 온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중국 시장에서의 기업 입지 확보를 위해 지금까지 80여개의 상표출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15일 보도했다. 추산에 따르면 지금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중국 내 상표 출원 신청 수는 총 82개, 이 중 등록에 성공해 유효한 상표는 78개에 달한다.
트럼프는 2005년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사업 확장을 기대하며 각 분야 중문·영문 상표 출원에 속도를 올렸다. 2005년에 출원해 등록한 상표만 5개로 2006년에는 '촨푸(川普)국제호텔', '촨푸 부동산', '촨푸 빌딩', '촨푸광장', '촨푸 국제골프클럽' 등 상표를 등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에는 '탕나더 트랑푸(唐納德 特郞普·도널드 트럼프)', '탕나더 촨푸', '촨푸', 'DONALD TRUMP', 'TRUMP' 등 40여개에 달하는 상표 등록에 나섰다.
영문 상표인 'TRUMP'의 경우 중국 당국이 이미 비슷한 상표가 있다는 이유로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고 이에 트럼프가 소송을 제기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트럼프는 'TRUMP'를 주택과 호텔 등 37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상표 출원을 시도했다. 하지만 중국 공상국은 "중국에 건설·시공 등 37개 분야에 'Trump' 상표를 등록한 기업이 있고 상표 유효기간은 오는 2020년 1월 20일까지"라며 등록을 거절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소송을 제기했고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지난해 트럼프의 패배를 판결했다.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가 미국 백악관 입성의 키를 차지하면서 세계는 그가 지금까지 내세운 공약을 실천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미국 무역 적자의 원인이라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보면서도 대부분의 파격적인 공약은 실제로 추진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양국간 관계가 긴밀해지고 경제적 이익도 연계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논평을 통해 트럼프의 중국 관련 공약이 비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며 실제로 시행하면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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