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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가 13일 오후 검찰 조사를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지목되는 차은택 의혹에 휘말린 이동수 KT IMC마케팅부문 전무가 끝내 사임했다. 이 전무는 차 씨의 측근으로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15일 KT에 따르면 이 전무는 이날 최근 언론의 지속적인 보도로 KT의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것에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회사 이미지를 위해 용퇴 의사를 밝힌 이동수 전무의 뜻을 존중해 곧바로 사임을 수용했으며, 현재 이 전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무는 지난해 2월 KT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한지 9개월 만에 통합마케팅을 맡는 IMC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파격 인사'라는 안팎의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안종범 전 수석이 황창규 KT 회장에게 "청와대의 뜻"이란 취지의 전화를 걸어 이 전무에 대한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무가 KT로 온 뒤 올해 2~9월 공개된 KT 영상 광고 24편 중 차 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광고는 11편에 이르며, 이 가운데 6편은 차 씨의 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가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5편은 차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홍탁 대표가 있는 광고 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수주했다.
차 씨와 KT 고위 임원이 깊게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KT 내부적으로도 때 아닌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차 씨와의 연루된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황 회장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과적으로 이 전무의 자진 사임을 통해 KT는 한 차례 숨을 돌렸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차 씨와의 연류된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는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고위관계자는 "이 전무의 사임은 KT가 종용한 것이 아닌 본인 의사로 이뤄졌다"면서 "(이 전무) 관련 의혹들은 검찰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자세히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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