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탈모 환자에게 자동으로 머리카락을 이식하는 기술개발에 성공, 임상시험까지 마쳤다. 향후 탈모환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모발이식이 가능케 될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16일 한 번에 25개의 모낭을 연속적으로 심을 수 있는 자동 식모기 기술개발에 성공,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동안 모발이식의 경우, 사람의 후두부 두피 영역 중 일부를 절개, 약 2000개의 모낭을 일일이 하나씩 심게 됨에 따라 의사 및 환자의 피로도는 물론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따라서 기존방식대로 모낭을 심을 경우에는 평균 4시간이 걸렸으며 환자 1명당 의사의 팔 움직임도 1km에 달했다. 연구진은 본 기술개발로 수술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팔 움직임도 100여m에 불과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수술시간의 단축으로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이런 문제점을 ETRI는 경북대학교병원 모발이식센터 및 의료기기·로봇연구소, 지역기업체인 덴티스 등과 손잡고 자동 식모기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식모기는 정밀가공은 물론, 모터, 모터제어, 임베디드 SW제어기술 등을 활용, 식모기 설계부터 제작까지 일련의 과정을 개발해 임상시험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ETRI는 이번 기술이 수술시 바늘의 전·후진 속도 조절도 가능하고 총 수술시간 및 이식 모낭 개수를 자동 계산해 디스플레이에 표시도 해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의 두피 상태 및 모낭의 크기를 고려, 바늘의 깊이, 봉의 이동 거리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의료 임상환경과 IT 및 기계공학의 융합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술개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지난 7월 받았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윤리위원회(IRB) 승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최은창 ETRI 의료IT융합연구실장은 “임상실험을 바탕으로 향후 의사의 수요를 꾸준히 수용, 멸균·소독, 식모기 경량화, 식모수준의 속도향상 등을 포인트로 상용화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에 참여한 김문규 경북대학교병원 모발이식센터 교수도 “모발이식 수술의 경우 의사가 2000여개에 달하는 모낭을 일일이 심다보니 근골격계 질환이 많아 문제였는데 본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TRI는 보다 효율적인 모발이식을 위해 모낭탑재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본 기술 상용화 이후, 로봇 식모기 개발도 계획중이다. 이는 모낭의 생착율 향상, 식모시간 단축, 기기의 지능화 등을 위하여 다양한 영상 및 비전처리, 실시간 위치트래킹 기술, 초소형센서 및 다관절 로봇암 제어기술 등 더 많은 IT 요소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연구진은 예측했다.
이수인 ETRI 대경권연구센터장은 “자동 식모기와 같은 지역 특화된 산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앞으로도 실수요자인 지역 병원 및 관련 기업과의 지속적인 연구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에 따르면 모발 이식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76%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4년 기준 2조 8625억원 시장 규모는 2012년 대비 28%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4년도 모발 이식 수술은 미국에서만 11만 2409번, 전 세계적으로는 39만 7048번의 수술이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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