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보호무역 정책 밑그림이 공개된 가운데, 이같은 반세계화적 무역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에 손실을 입힐 것이라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미국 방송 CNN은 트럼프의 대통령 인수위가 작성한 문건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첫날부터 미국의 무역 정책 기조 변경을 시작할 것이라고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은 공화·민주 양당이 추진해왔던 세계주의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는 정부는 집권 200일 동안 북미자유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단하고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며, 불공정한 수입과 무역관행을 중단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와 함께 법인세 인하와 규제 철페, 에너지 규제 완화 등에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정책들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보호무역주의가 결국은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NAFTA를 이끌었던 관료이자, 멕시코의 전통상장관인 헤이메 세라 뿌쩨(Jaime Serra Puche)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트럼프가 시도하고 있는 무역협정의 수정은 미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것이며, 경쟁력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뿌쩨 전 장관은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자살행위"와 같다고 비판하면서 "나프타 체결 이후 20년간 북미는 무역관계 확대뿐만 아니라 공동 생산까지 하면서 무척이나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면서 "트럼프가 내거는 보호무역주의는 지역 내 갈등을 유발한 것이며, 북미지역 전체가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 경쟁력을 잃는 결과는 가져올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포드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포드는 15일 소형 자동차 생산라인을 미국 미시간에서 멕시코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멕시코산 자동차에 35%의 '폭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마크 필즈 포드 CEO(최고경영자)는 기존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필즈 CEO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오토쇼 연설에서 "소형 자동차 생산라인 거점을 멕시코로 이전하는 기존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드는 다른 중요 2개 브랜드의 미시간 생산은 지속할 것이며, 멕시코로 공장으로 이전하는 계획 때문에 고용상황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즈 CEO는 또 트럼프 당선자의 폭탄 관세 공약에 대해 자동차 부문 전반에 대한 과세라고 비판하면서, "이는 미국 경제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포드 측은 또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포함된 NAFTA를 폐지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집권 뒤 내놓을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신고립주의 보호무역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15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자신의 대통령도서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분노를 갖고서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 확대에 따른 미국의 경제 변화는 불안을 낳기도 하지만 근로자 계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NAFTA를 거론하며 "NAFTA는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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