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정국 장기화로 한국경제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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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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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정치권 경제 무관심…기업들은 불똥 튈라 눈치만

  • 트럼프 리스크, 증시에 직격탄…손 쓸 컨트롤타워 없어

  • 경제부총리·내정자 어색한 동거에 방향 잃은 경제정책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정국을 맞으며 멈춰버렸다. 꼬인 정국을 풀 열쇠인 청와대는 오히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연기를 요청하는 등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조사가 지연되고 향후 특검과 국정조사, 탄핵 및 하야 정국이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정국불안정이 장기화될수록 우리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는 더욱 짙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그간 수출부진의 빈틈을 메우던 민간소비마저 하락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의 지갑은 더욱 닫힐 수 밖에 없다. 

지난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사상 최저인 70.9%를 기록한 바 있으며, 6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도 정치권은 이미 경제를 뒷전으로 밀어냈다. 퇴진정국을 수습하기는 커녕, 의견 조율조차 되지 않으며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은 잔뜩 움츠리고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금 774억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정부도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 최근 발표한 부동산대책, 서비스경제 등 경제정책은 시장혼선만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실제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지난 7월 발표한 '서비스발전전략'에 대해 점검했지만 차세대산업인 원격의료, 공유숙박업, 인터넷은행 등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해 시장혼란만 가중시킨 모양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책이 힘을 내지 못하니 서민부담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월세 등 주거비와 다른 생활비 조달을 위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꾸준히 늘었다. 

한은이 올해 1∼8월 8개 시중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자금 용도를 분석한 결과, 생계자금 비중이 27.1%로 작년 같은 기간 24.5%보다 2.6%p 올라갔다.

외부변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금리인상 기조를 보이며 신흥국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난 15일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2066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에 부담을 안겼다. 최근 8일간으로 확대하면 외인 자금은 1조2115억원 가량이 빠져나간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높은 불안감에도 이를 안정시킬만한 컨트롤타워는 개점휴업 상태다. 경제부총리는 유일호 현 부총리와 임종룡 내정자의 동거가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직원들은 부총리와 내정자를 챙기느라 자리를 비우기 일쑤다.

당초 여권에서는 ‘트럼프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임 내정자에 대한 청문 절차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야권에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며 임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는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이렇다보니 경제부처 공무원도 의욕적인 정책수립과 개진보다 지켜보자는 기류가 흐른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지금 상황에서 새로운 업무를 추진하기보다 관리 모드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상황이 엄중해 새로운 일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이미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어서 소비가 더 위축된다기보다 (정부가) 경기 침체기에 필요한 경제적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국이 불안한 상황에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하는 등 변수가 속출하면 수출에 관여하지 않는 국민 개개인도 결국 불안함에 지갑을 닫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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