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의 한국 지도 반출에 관한 허용 여부가 18일 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국토지리정보원 강당에서 구글지도 국외반출 허용 여부를 심의할 정부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당초 정부 협의체는 23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정이 앞당겨졌다.
정부 관계자는 "원래 구글에 지도반출 허용 여부 통보를 23일까지 하기로 방침을 정했었기 때문에 일정이 앞당겨진 것에 대해 큰 의미는 없다"며 협의체 일정이 앞당겨진 것과 지도반출 허용 여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 6월 5000분의 1 정밀지도의 반출을 정부에 신청하면서 반출 허용 여부를 심의할 정부 협의체가 구성됐다. 정부 협의체는 국토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이 참가한다. 지난 8월 열린 정부 협의체 회의에선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정부 협의체를 구성한 관계부처는 지도 반출 허용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번 협의체 회의에서 지도 반출을 허용할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구글의 지도 반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국외로 반출된 정밀지도와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어스(위성사진)가 결합되면 국가 안보시설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노출돼 안보 위협이 증가한다는 것과 국내 지도서비스 업체에 미치는 악영향, 구글의 데이터센터 미설치에 따른 세금 부과 문제다.
반면 지도 반출을 통해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와 같은 혁신 기술 개발이 촉진되고, 국내 스타트업의 구글지도를 활용한 해외 진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찬성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일각에서는 구글의 지도 반출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통상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당선과 지도 반출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또 정치권이 구글 지도 반출 찬반 논란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기술 혁신보다 안보를 내세워 국내 업체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IT업계에선 해외 진출을 위해 구글 지도 서비스가 필요한 국내 스타트업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방부와 국토부는 반대의견을 내고 있고, 산업부와 외교부는 찬성하는 입장, 미래부는 중간에서 케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처음에는 논의 방향이 반출을 허용하는 쪽으로 갔다가 지금은 또 다시 불허한다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지만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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