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결제망 구축에 소극적이었던 자세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해외 카드사를 배제한 결제 네트워크 구축에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카드사 가운데 해외 결제망을 갖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카드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 같은 국제카드사의 결제망을 빌려야 한다. 해외여행·직구 등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결국 국부유출을 방관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결제망 구축에 가장 적극적은 곳은 BC카드다. BC카드는 지난 2011년 미국 디스커버 등과 제휴를 맺고 국제결제수수료가 없는 BC글로벌카드를 출시했다. 출시 5년차인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폴, 호주 등 103개국에서 사용가능하며 890만장의 카드가 발급됐다.
국제 카드사와의 제휴 말고 아예 자체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하나·현대·BC카드 등)와 여신금융협회는 한국형 NFC(근거리 무선통신) 결제 표준규격을 만들기 위한 모바일 협의체를 구성했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국제 카드사의 NFC 결제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데 높은 설치 비용 등으로 보급률이 떨어지는 애로점이 많았다.
국내 업계가 개발할 규격은 EMV(국제 결제 표준) 수준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국제 브랜드사의 NFC 결제 규격과는 다른 독자적인 형태다. 기존 카드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NFC 결제 이용이 불가한 아이폰 등 비(非)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바코드 방식의 앱카드 결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BC카드는 아예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했다. 만디리은행(지분 51%)과 BC카드(49%)의 합작법인인 ‘미트라 트란작시 인도네시아(MTI)’는 매입, 가맹점 확대, 단말기 공급 등을 통해 현지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을 통째로 구축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를 따라잡기엔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며 "다만 최근에는 한국형 NFC 결제 규격 구축, 글로벌 카드사와의 제휴 확대 등으로 탈비자를 선언한 카드사들이 늘고 있어 향후 10년 뒤에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