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멕시코중앙은행이 페소화 하락과 미국 대선에 따른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현행 4.75%에서 5.25%로 0.50% 인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중앙은행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며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하기 위해 금리 인상 방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월에는 기존 3.0%에서 기준금리를 3.75%로 올렸고 7월에는 또 다시 0.5% 인상해 4.25%로 조정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조치였다.
9월에는 미국 대선 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건강 이상설로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나오자 기준금리를 또 다시 4.75%까지 올렸었다.
멕시코가 미국 대선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트럼프의 극단적인 대(對)멕시코 공약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 이민자를 사실상 범죄자로 간주,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거나 불법 이민자 최대 300만 명을 강제 송환하겠다고 밝혀왔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멕시코산 수입차에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재협상 의지도 거듭 주장하면서 멕시코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떠올랐다. 멕시코는 국내 생산품 8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의 나프타 재협상 공약에 대응하기 위해 또 다른 나프타 회원국인 캐나다와 함께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