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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유라 부정입학 의혹 등과 관련한 이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교육부는 18일 최순실 딸 정유라(개명전 정유연)의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 등에 대한 특별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양에 대한 특혜가 확인돼 입학취소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감사결과, 체육특기자전형 원서접수 마감인 2014년 9월 15일 이후 정유라의 20일 아시안게임 수상실적을 면접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면접당일인 10월 18일 당시 입학처장이 정유라가 금메달을 가지고 온 사실을 미리 알고,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도중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으며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 내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한 점이 드러났다.
정유라는 반입할 수 없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먼저 요청하고,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하는 등 스스로 공정성을 저해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서류평가에서는 22명이 합격했지만 면접에서 1명이 결시해 21명이 응시한 가운데 면접위원 다섯명이 참여한 과정에서 입학처장이 '금메달 들고 오는 애 뽑으라'라는 언급을 했으며 쉬는 시간에는 한 교수가 서류 성적이 정양보다 높았던 두 학생을 지목하면서 '이 학생들 종목은 나이로 보나 전성기나 지났다. 발전가능성이나 문제가 있으니 합격을 시키면 온당치 않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양은 서류평가에서 9등 상태로 면접에 응시를 하고 합격시키면 안 된다고 했던 학생 2명이 높은 서류평가를 점수를 받은 상태에서 면접에 응시해 결과적으로 정양이 6등이라는 성적으로 합격하고, 2명은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사관리와 관련해서는 2015학년도 1학기(1과목)부터 2016학년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의 출석이나 출석대체 자료가 없는데도 출석을 인정했고, 시험 미응시, 과제물 미제출 등 평가자료가 없거나 부실한데도 부당하게 성적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다른 학생들은 의상 디자인 및 제작과정 설명과 함께 시제품을 교수에게 제출 하였는데도 정유라는 단순히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 중간 과제물로 인정받았고 정유라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유라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한 점도 드러났다.
‘코칭론' 수업의 경우 다수의 맞춤법 오류, 욕설․비속어 사용 등 정상적인 과제 수행으로 볼 수 없는데도 이를 인정해 학점을 부여하고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의 경우 정유라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본인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은 물론 온라인 강의에서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
기말시험 날짜에 정 양이 국내에 없었던 것이 출입국 조회로 확인되면서 대리시험도 드러나게 됐다.
정유라에게 입시 및 학사 특혜를 제공한 데 대한 대가로 연구비를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 사항에 대해 조사한 결과, 김경숙 이대 학장은 6개 과제, 이모 교수는 3개 과제 등 총 9건의 과제를 수주하고, 이 중 교육부 소관 3개 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선정절차상 하자나 부당수주 등 비리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검수 잔금 지급 및 부당 하도급 허용에 따른 손실발생, 회의비 부당사용 및 외유성 국외출장 등의 연구비 부당집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김경숙 학장은 교육부 소관 연구 3건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학장은 2015년도 홈페이지 운영 용역관련 완료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잔금 2800만원을 지급하고 2016년도에는 직접계약이 유리한데 서버 이중화사업을 원래 준 업체로 하여금 하도급을 주도록 용인해 업자가 2000만원의 차익을 얻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번 특별감사결과에 따라 정유라에 대해서는 관련법령 및 학칙에 따라 입학을 취소하도록 요구하고, 당시 입학처장 등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특혜를 준 관련자들과 부당하게 출석처리하면서 학점을 준 담당과목 교수들에 대해서는 공정한 체육특기자 입학전형 및 엄정한 학사관리를 위한 책임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중징계 등 엄정 조치하도록 이대에 요구하는 한편, 입시부정에 따른 재정제재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관련 사업은 부정비리 정도에 따라서 5~30% 선, 사업단 사업은 총 사업비의 2~10% 사이에서 삭감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정유라의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의 특혜 제공과 관련해 혐의가 인정되는 해당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최순실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 등에 대해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김경숙 이화여대 학장에 대해서도 중징계하고 수사의뢰한다는 입장이다.
내주 처분심의에서는 18명 정도가 대상이 될 예정이다.
체육특기생 입시에 승마를 추가한 학칙개정과 관련해서는 정유라가 중학교 3학년 때인 2011년부터 승마 종목을 추가하는 논의가 있어 특혜를 주기 위해 추가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가 정양에 대한 이대의 입학, 학사관리 특혜를 밝혔으나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는 향후 검찰이나 특검 수사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청와대나 교육부의 지시 없이 이대가 특혜에 나설 수 있었겠느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은 “검찰에서 총체적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고 감사의 기술적 한계 등으로 더 깊이, 넓게 나아가지 못한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단순히 최순실 모녀에 의한 입시부정행위라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고, 감사를 실시하는 도중에서 어떤 내용이나 과정에서 청와대와 논의하거나 보고 하거나 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대는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부실한 입시 및 학사관리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육부 특별사안감사 결과와 재단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별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자에 대한 징계와 정유라 학생의 입학취소 등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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