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트럼플레이션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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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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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전 세계에서 이만큼 핫한 사람이 또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얘기다. 막말의 대명사로서 꺼내는 말마다 관심을 받더니 이제는 말을 만드는 데도 한 몫 하고 있다.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이 그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최근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플레이션은 트럼프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며 지난 2009년 이후 저성장·저금리에 갇혀 있던 세계 경제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긴다는 함의가 담겼다.

트럼프 당선인은 △ 무역협상 철회 또는 재검토 △ 멕시코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 10년 동안 인프라 시설에 1조 달러(약 1183조원) 투자 등을 공약으로 주장해왔다.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 주장대로 멕시코·중국산 제품에 각각 35%, 45%씩 관세를 부과하면 인플레이션이 평균 0.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불법 이민자 250만 명을 추방하는 등 외국인 노동력 유입을 제한하면 평균 0.1%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급여가 오르면 물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의 배경으로 꼽히는 포퓰리즘의 확산이다. 유럽에서는 오는 12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에서 주요 선거가 치러진다. '여자 트럼프'로 통하는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는 벌써부터 '트럼프 후광'을 노리며 내년 프랑스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트럼프발(發) 폐쇄주의가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의 반(反)세계화 기조는 신흥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카드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급격하게 틀어지면 그 충격파를 한국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것이라는 부담도 피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인기라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트럼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더 짙어질까 새삼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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