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판 왓슨 '엑소브레인' 인간과 퀴즈대결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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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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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소브레인, 국내 퀴즈왕 4명과 대결 '완승'

[이정하 기자]


(대전)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이쯤되니 엑소브레인이 조금 얄밉기까지 한데요. 엑소브레인(Exobrain)이 틀리는 모습이 보고 싶네요."

인간과 컴퓨터의 퀴즈대결로 화제가 된 장학퀴즈가 18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에 외부로 첫선을 보인 AI 엑소브레인은 2013년부터 ETRI를 포함 카이스트, 서울대 등 연구기관 26곳, 약 400여명이 참여한 결과물이다.

2011년 IBM의 AI 컴퓨터 왓슨과 인간 퀴즈 챔피언의 퀴즈대결을 방송한 '제퍼디쇼'와 비교되는 이번 퀴즈대결은 1시간가량의 리허설과 4시간의 녹화방송으로 진행됐다. 리허설만이 오픈, 참관할 수 있었다. 이번 녹화방송은 오는 12월 31일 EBS를 통해 방송된다.

엑소브레인과의 퀴즈대결에는 2016년 수능시험 만점자 윤주일(서울대 인문학부 1), '장학퀴즈 학교에 가다' 상반기 왕중왕전 우수팀의 김현호(안산동산고 3), '장학퀴즈 학교에 가다' 하반기 왕중왕전 우수팀의 이정민(대원외고 2)·방송인 오현민(카이스트 수리과학과 4)이 함께 했다.

왓슨과 달리 모두 정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문제당 15초의 시간이 주어졌다. 누벨바그, 경국, 립스틱 효과 등이 정답인 객관식에서 엑소브레인은 5문제를 내리 맞추며 4명의 도전자를 앞서나갔다.

객관식 문제를 마친 후 엑소브레인의 점수는 50점으로, 2위인 이정민 학생을 10점차로 앞섰다. 엑소브레인의 실력에 감탄이 쏟아졌다. 이정민 학생은 "생각보다 실력이 뛰어나 당황스럽다"고 중간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주관식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차마고도, 경연, 탄소섬유, 정렬부인, 워싱턴컨센서스 등을 맞춰야 하는 고난이도의 문제가 이어지자 흔들리는 도전자들과 달리 엑소브레인은 정답만을 내놨다. 객관식 3번 문제부터는 홀로 정답을 맞히는 등 이때부터 엑소브레인과의 격차 대결로 분위기가 바꿨다.

도전자들과 달리 문이과 구분 없이 다양한 지식을 담고 있다는 점이 엑소브레인의 강점이었다. 엑소브레인은 12만권 분량의 도서 지식을 축적한 상태였다. 퀴즈대결 사회를 맡은 김일중 아나운서는 "엑소브레인과 동일한 정답을 내면 안도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본녹화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객관식 1개 문제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전원이 답을 쓰지 못한 '코로트코프음'에 대해 엑소브레인 개발을 총괄하는 김현기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은 "주어진 시간 내에 가능성이 높은 답을 찾아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리허설 퀴즈대결은 300점 만점에 270점을 맞은 엑소브레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2위인 윤주일 학생의 120점과도 격차가 컸다. 이어 진행된 녹화방송에서도 엑소브레인은 나머지 도전자를 꺾고 2등보다 160점 앞선 510점을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엑소브레인이 인간 퀴즈왕 4명과의 퀴즈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셈이다.

10년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엑소브레인 사업은 향후 회계와 법률 보조 전문가시스템으로 응용될 수 있도록 고도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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