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위한 경선 1차 투표에서 탈락하면서 대선 출마의 꿈이 무산됐다.
BBC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프랑스 제1야당인 중도 우파 공화당(LR)에서는 이날 대통령 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 1차 투표를 치렀다. 부분 개표 결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득표율 22.9%로 3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에서 중도 좌파 사회당의 올랑드 대통령에 패했다.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가 2014년 복귀, 현재 공화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월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2012년 대선에 참패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가 2년 만에 복귀한 뒤 대선 참여 의사를 밝힌 셈이다.
사르코지는 이민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그동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테러·난민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를 시작으로 파리 내 테러 위협이 높아진 가운데 사르코지의 전략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으나, 각종 불법 선거자금 관련 수사를 받는 상황이 결국 발목을 잡게 됐다.
이번 경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이 참여한 것도 사르코지의 당락을 좌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르코지의 강경책은 공화당 내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중적 인기는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하면서 "공직과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며 "결선 투표에서 피용 전 총리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피용 전 총리는 1981년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정권에서 여러 차례 장관직을 맡았다. 사르코지 전 정부에서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공무원 수를 줄이고 이민자 수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쥐페 전 총리도 수십년간 장관과 총리직을 역임한 베테랑 정치인이다. 반(反)이민 정책 등 우파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도 강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어 테러 관련 공약이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선은 내년 4월에 1차 투표를 거쳐 5월 중 결선 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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