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내년 9월8일 발효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에 발 맞춰 정부가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확대 방안을 추진한다.
해양수산부는 향후 5년간 40조원 규모로 형성될 선박평형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핵심기술의 연구개발(R&D)과 해운사의 설비 구매 등을 집중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선박평형수관리협약 발효에 대한 세계 시장 선점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 운항 때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아래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 넣는 바닷물을 말한다.
관리협약은 해양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평형수를 버리기 전에 해양 생물을 말끔히 제거할 수 있도록 처리장치 탑재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내년 9월 8일 발효한다.
국내 선박평형수처리설비는 지난 6년간 3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시장 중 49%(1조7000억원)를 차지하고 1600여개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향후 전 세계 해운·조선업 경기 불황과 중국 등 후발업체의 급성장 등으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예정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국내 처리설비의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핵심 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한 R&D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선박에 설치된 평형수처리장치가 고장 나 평형수 배출이 불가능한 경우 등 비상시에 쓰이는 차세대 이동형·육상형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적 해운사가 선박평형수처리설비를 쉽게 설치하도록 각종 지원 방안이 마련된다.
해운사가 개발사 등과 함께 처리설비의 공동구매를 논의하는 민간상생협의체를 신설하고 선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2018년부터 시행한다.
해운사가 1조원 규모의 에코쉽펀드를 활용해 고가의 설비 설치비용을 지원받는 방안은 정책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다.
이밖에 해수부는 일본, 중국과 선박평형수 교환수역 지정 또는 처리설비 설치 면제를 위한 협의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인접 국가 내 해저 생태계가 동일한 것으로 평가되면 그 구간을 운항하는 국적 선박은 처리설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생태계가 다른 경우에는 교환수역을 지정해 처리설비가 없는 선박이 그곳에 한해 평형수를 버릴 수 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선박평형수처리기술 경쟁력을 확대해 해운·조선업의 상생을 도모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기존에 확보한 시장선점 효과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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