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몽골 방문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중국과 몽골 관계가 틀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겅솽(耿爽)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몽골이 중국의 거듭된 취소 요구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다"며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했다고 신화통신이 21일 전했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18일 몽골에 도착, 몽골 최대사원인 간단사원(간등사)과 대형체육관 등에서 승려들과 대중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나흘 일정의 이번 방문에서 달라이 라마는 명예 학위를 받고 몽골 학자 및 청년대표들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겅솽 대변인은 "그 어떤 국가의 정부인사를 막론하고 그와 접촉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몽골을 향해 "중국의 핵심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이번 방문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을 없앰으로써 양국관계 발전의 장애물을 제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분리독립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은 그의 외국 방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프랑스, 슬로바키아 등 그와 만난 적이 있는 국가에 대해 각종 보복조치를 취해왔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06년 8월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했을 때에도 양국 간 철도운행 중단, 항공노선 폐쇄 등 보복조치를 취한 바 있다. 중국과 몽골은 최근 몇 년 사이 정상들이 자주 상대국을 방문하는 등 양호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계기로 당분간 경색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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