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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남 지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비주류 소장파인 3선의 김용태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동반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당내에서 비주류 소장파로 통하는 인사들이다.
남 지사는 '국가다운 국가 건설을 위한 선언문'이란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거스를 수 없는 역사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선언한다"면서 "저는 오늘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국가다운 국가를 만들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순실 사태' 이후 계파 간 갈등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당을 향해 그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 버렸다"면서 "새누리당으로는 자유와 나눔, 배려의 가치 그리고 미래비전을 담아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당은 정당다워야 한다"며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 혼란에 빠져있는 현 상황을 가리켜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실정법을 위반해 가며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위임 받을 자격이 없다"면서 "그런 대통령이라면, 국민은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한을 되찾아올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이 국가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에서 지워진지 오래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서 "잘못된 구시대의 망령을 떨쳐내고,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과 온전히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시대와 가치 그리고 국가시스템의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탈당을 필두로,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분당의 현실화다.
다만 차기 대권주자로서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이 탈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상당수 의원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이어서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탈당과 보수개편 시나리오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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