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동범 대표 "코스닥 상장요? '미국' 도전 위한 결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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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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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도 안양시 지니네트웍스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동범 대표는 "포화된 국내 보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의 확장보다는, 기술의 성장을 이뤄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사진 = 지니네트웍스]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코스닥시장 상장은 미국 시장 도전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봤기에 결정했죠."

22일 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는 경기도 안양시 지니네트웍스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2월 RSA 2017(북미 보안 콘퍼런스)를 기점으로 본격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채널 파트너 없이 온라인에서 구매의 전 과정이 이뤄지는 데에 승부수를 걸어보겠다는 이 대표는 당장은 성과가 크게 나진 않겠지만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내는데 일단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B2B(기업 간 거래)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고는 있지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다. 파워유저·파워블로거를 찾아다니며 제품을 알리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이 맛을 못 잊을 거다"라며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 기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니네트웍스는 연초 미국법인 지니언스를 설립했다. 현재 한국서 파견한 직원 3명을 포함 6명이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닦고 있다.

◆"국내체전 4관왕보단 올림픽에 도전 심경"

지니네트웍스의 NAC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차지할 만큼 높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의 90%가 이곳서 나고 있다. 과거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에 이은 세 번째 성공이었다. 이제는 또 다른 제품을 만들어 국내서 매출을 늘리기보다 해외로의 도전에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이 대표는 "국내체전 4관왕보단 올림픽서 동메달이라도 따야하지 않겠냐,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고 봤다. 그간 부정적이었던 코스닥 상장도 결심하게 된 데는 미국 진출을 위한 과정으로 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니네트웍스는 내년 2월 한국거래소에 신규상장신청서를 접수,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장신청서에 들어갈 올해 예상 매출액은 190억원, 영업이익은 38억원 정도다. 직전년에 비해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 진출에 앞서 신규 투자 때문이다.

그는 "상장 후 미국 진출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수치적으로도 주주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에서였다. 그러나 미국 진출을 위한 과정으로 봤기에 답은 간단했다"고 제언했다.

◆한국 보안업체 현주소? '갈길 멀다'

한국 보안업체가 전 세계 시장에서 활약한 전례는 아직 없다. 몇 해 전 미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해외 진출이 시도됐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롤모델을 삼을 만한 국내 기업 진출 사례가 없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이스라엘 보안기업들이 잘 해내고 있다는 점을 보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 대표는 귀띔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미국 시장을 목표로 삼아 진출하고, 안착한 사례도 나오면서 후발업체들도 속속 진출하는 선순환구조를 이미 구축했어요. 대표적 원조기업으로 '체크포인트'를 꼽을 수 있죠. 이후 기술벤처들이 이 기업을 보고 하나둘 뛰어들었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규모를 확장해 가는 경우도 있죠."

온라인 전략을 세운 지니네트웍스는 장기전을 펼치면서 시장을 공략해 볼 생각이다. 당장은 해외시장서 '살아남는 것'과 '한국 제품을 쓰는 사용자를 최대한 늘려보는 것', 이 두 가지 목표만이 세운 상태다. 

중동 및 동남아 시장은 협업을 통한 진출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잘하는 곳에 맡기고 미국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뒤따라오는 중국 기업의 추격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동남아에서 중국 보안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놀랍다. 기존이 미국의 주요 보안업체와 같이 높은 기술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고객 확보 및 시장 확대에 집중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안 스타트업 "차라리 한우물만 파라"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보안업체에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기 전에 한 곳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라인업보다는 시장 경쟁력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수익화에는 실패하더라도 좋은 기술을 갖추면 M&A 등 엑시트(투자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예컨대 올 초 랜섬웨어가 보안업계의 화두였다. 그러나 보안 대기업에서는 랜섬웨어를 추가, 쉽게 라인업을 할 수 있다. 한 곳을 깊이 있게 파는 게 중요하다. 그런 기술력만이 시장 생존의 방법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또한 국내 창업 환경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규제가 많은 뿐더러 정부의 지원 대책이 일회성인 게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다.

그는 "제가 사업을 시작할 때보다도 환경은 더 나빠졌다. 그간 비어있던 틈새시장도 많이 채워졌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에도 창업하겠다 나오는 기업들 중에는 진짜배기도 많다. 더 자세히 봐야 빈틈이 보일 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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