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진심이 통하고, 서로 사회적 지위 및 처지가 아무리 차이가 많아도 서로 위하고 유지되는 관계의 사람, 이를 넘어 중국에서는 설령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 얘기도 서슴없이 나눌 수 있는 사이를 지칭한다.
한 자녀 정책을 유지하던 중국에서 생길 법한 용어인 셈이다. 형제자매가 없어 외로운 사람들이 마음을 터 놓을 구이미 하나쯤은 필요했던 게 아니겠는가.
중국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박근혜 대통령이 '구이미'를 원했던 사건으로 보는 것일까.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환구시보는 15일자 칼럼에서 한국 해경의 정당한 법 집행을 최순실 게이트 탓으로 돌렸다. 비잉다(畢潁達) 산둥대 한·중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은 "강경 입장을 취해야 박근혜 정부의 ‘구이미 게이트’를 전가하는 총알받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국 어민의 불법 행위는 눈감은 채 한국 해경이 습관적으로 무기를 들어 중국 어민이 숨지는 참극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이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한발 더 나아갔다. 최순실 게이트를 빌미로 한국 외교의 전면 재조정을 '압박'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대 한국센터주임교수는 "한국 국회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군 위안부 문제 등 박근혜 정부의 외교정책에 최순실이 어디까지 개입했나 조사 중"이라며 "외교부는 동기가 불순한 정책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손을 놓은 채 관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중관계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이 지난 27일 18기 6중전회를 폐막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핵심’이란 칭호를 처음으로 부여했다.
이날 발표한 '공보(결과문)'에서 "(2012년 11월) 18차 전국대표대회 이래 시 주석 동지를 당 중앙의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솔선수범해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을 결연히 추진함으로써 당심과 민심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덩샤오핑, 장쩌민 정부 때까지 사용되다 후진타오 정부 들어 자취를 감췄다.
구이미에 권력을 넘겨버린 식물 대통령으로는 '핵심' 칭호까지 더한 시진핑의 중국을 상대할 수 있을 지 우려스럽다. 우울한 현실이다. 하지만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중국에서는 '백만 촛불시위'란 사회적 용어가 가능한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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