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들이 물이 말라 모두 메마른 땅위에 놓이니, 그들은 서로 습기를 뿜어주고 거품을 내어 서로를 적셔주어 연명합니다. 이를 ‘상유이말(相濡以沫)’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강이나 호수에서 자신이 물고기임을 잊고, 누구에게도 의지함이 없이 자유롭게 헤엄치며 사는 것보다 못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살이가 힘드니까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찾아 ‘상유이말’하며 끼리끼리 돕고 살려고 하지만, 그보다는 명성과 재물 등에 관한 욕심을 버리고 道의 경지에 들어가 서로를 잊고 사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는 말입니다. 요임금의 명성을 찬양하고 걸임금을 폭군이라 비난하지만, 道 속에서 두 임금을 잊고 사는 것만 못한 것이지요.
천지는 나에게 몸을 주어 안아주고[재아이형(載我以形)]; 삶
사람들은 자기가 오로지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다는 것만 가지고도 기뻐하는데, 만일 사람의 모습이 자연처럼 끝없이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면, 그 기쁨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젊어서나 늙어서나 변함없이 바르게 생활하고[善少善老]; 시작할 때나 마무리할 때나 한 결 같이 바르게 일하는[善始善終] 그런 훌륭한 사람을, 사람들은 본받으려고 합니다. 하물며 만물의 뿌리이며 모든 변화의 근원인 하나(一)를, 어찌 본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하나가 바로 하나님이며, 만사만물의 대종사(大宗師 큰 스승)인 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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