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현지시간 22일 자신은 대선 운동 과정 중에서 대안우파 운동을 부추긴 적이 없다고 말하며 대안우파와 거리 벌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많은 대안우파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점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즈(NYT) 사옥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대안우파 단체를 부추기고 싶지 않다. 나는 대안우파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힘을 불어넣고 싶은 곳은 대안우파가 아니다. 만약 그들이 힘을 얻었다면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 반-유대주의, 인종 차별주의 등으로 정의되는 극우파 정치 움직임인 대안우파와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트럼프는 대안우파를 부인했지만 대선 운동 기간 내내 대안우파 단체들은 이민자를 범죄자나 강간범으로 몰아세우며 강경론을 펼치던 트럼프를 적극 지지했다.
최근 대안우파 단체들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떳떳하게 밖으로 나서고 있다. 백인우월주의 싱크탱크인 전국정책연구소(NPI)의 지난 20일 워싱턴DC에서 연례 행사를 가졌는데 이 자리는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특히 리차드 스펜서 대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숨 쉴 여유가 생겼다며 “트럼프를 맞이하라! 승리를 맞이하라!”라고 외쳤는데 이 때 자리에 있던 일부 회원들이 오른쪽 팔을 위로 쭉 뻗는 나치식 경례를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또한 트럼프 선거 운동 때 쓰던 빨간 모자도 많이 목격됐다.
게다가 트럼프가 대표적인 대안우파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배넌을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고문으로 임명한 이후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스티브 배넌을 두고 ‘나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22일 NYT 기자들 앞에서 배넌을 옹호했다. 그는 오랫동안 배넌을 알아왔다며 배넌이 반유대주의나 대안우파와 연계되어 있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만약 배넌이 인종차별주의자나 대안우파라고 생각했다면 그를 임명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넌은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대안우파를 “세계화와 기득권에 반대하는 국수주의적 젊은 세대”로 정의하며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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