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예금보험공사의 부실관련자에 대한 은닉재산 회수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을 돌파했다.
23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부실관련자 은닉재산 회수실적은 1227억원으로 전년(781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2000년부터 부실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이래 누적 회수액은 4090억원에 이른다.
부실관련자는 영업업지 또는 파산된 금융회사의 부실에 책임이 있는 전·현직 임직원, 대주주 및 채무자 등을 말한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한 재산이 아닌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고의로 숨겨 놓은 재산이 은닉재산이다.
예보는 회수실적이 급증한 데 대해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조사 주기를 단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우수 회수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또 금융부실관련자 은닉재산 신고센터를 통한 실적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5월 포상금 최고한도를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했다. 사용자 친화적 인터넷 신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신고 유인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2002년 5월 은닉재산 신고센터 설치 이후 올해 9월까지 총 336건의 신고를 접수, 409억원의 은닉재산을 회수했다. 포상금은 23억원이 지급됐다.
예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은닉한 재산에 대해서도 회수를 강화했다. 현지재산조사회사(사립탐정) 고용하거나 검찰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조사 방식을 다양화했다. 조사대상국도 28개국에서 37개국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회수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 국가별 맞춤형 회수전략 수립, 해외소송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올해 1~9월 해외 은닉재산 55억원을 회수했다. 2006년 해외 재산조사를 시작한 이후 총 누적액은 327억원이다.
예보는 해외 채권추심회사를 활용한 해외 은닉재산 회수를 추진하는 등 은닉재산 회수실적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를 통해 지원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부실관련자의 책임을 엄정히 추궁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