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자동차가 인도시장에서 5년 내 누적 생산·판매 ‘1000만대’에 도전한다. 1998년 9월 현지 생산·판매를 시작한 이래 23년 만에 달성하는 대기록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누적 생산·판매 700만대를 돌파한 인도공장은 오는 2021년 상반기 누적 생산·판매 1000만대를 목표로 삼았다. 이에 현대차는 향후 5년간 300만대 차량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한국에서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달성하는 데 35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은 “현대차 인도공장은 평균 18개월마다 100만대씩 이정표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현대차는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 첸나이에서 700만대 생산·판매 달성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전 세계 7개국 현대차 현지공장 가운데 누적 생산·판매량이 700만대를 넘어서는 것은 중국공장에 이어 인도공장이 두 번째다.
현대차는 1996년 5월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인도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8년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공장을 설립, 생산·판매를 시작한 현대차는 1998년 첫 번째 현지 전략모델인 경차 ‘쌍트로(국내명 아토즈)’를 양산하며 총 8447대를 팔았다. 8년 만인 2006년 누적판매 100만대를 달성했으며 2008년에는 2공장을 건설해 그해 200만대를 돌파했다. 이어 7년만인 지난해 5월 6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018년까지 800만대, 2021년 1000만대 생산·판매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 매년 2종 이상 신차 출시...사옥 건립 추진 검토
현대차는 현재 인도에서 그랜드 i10, 크레타를 포함해 총 11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지난 8월 준중형 세단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신형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를 출시했으며 2005년 1세대 이후 단종 했던 투싼을 지난 14일 3세대로 출시해 준중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내년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드 i10 출시를 시작으로 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베르나, 연말에는 크레타 부분변경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2018년에는 크레타, 투싼, 싼타페 외에 소형 SUV 모델 1개를 추가해 4종의 SUV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지난 2014년 말 단종한 경차 쌍트로를 재출시해 과거 ‘인도 국민차’ 위상을 재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 성장세에 힘입어 현지 진출 20주년 만에 뉴델리 남서쪽 하리야나주 산업도시인 구르가온시 섹터 29에 사옥을 건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현지 언론은 현대차가 약 20억5000만 루피(약 350억원)에 7820.80㎡ 규모 상업부지를 경매에서 낙찰 받았다고 전했다.
구르가온은 인도 수도 뉴델리와 인접한 산업도시로 삼성전자, 포스코 등 한국계 기업 및 글로벌 기업이 다수 위치해 있다. 만약 새 사옥이 건립된다면 인도 남부 첸나이 부근 타밀나두주에 위치한 생산거점과 중부 하이데라바드 기술연구소, 16개 동서남북 지역 사무소를 연결하는 핵심 네트워크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
박민준 코트라 인도전문위원은 “삼성전자도 뉴델리에서 구르가온으로 사무실을 이전한 바 있다”며 “뉴델리는 사무실이 부족한 상황으로 구르가온 지역으로 이전해 사옥을 짓는다면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델리 자솔라 지역의 한 건물 3개 층을 임대해 쓰고 있는 현대차 인도 판매법인은 새 사옥이 마련되면 쇼룸 등의 공간을 마련해 신차 발표회도 호텔 등을 빌리지 않고 사옥에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상승세를 얻고 있는 인도시장에서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옥 건립은 아직 확정된 바 없어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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