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야 3당의 합동 의원총회(의총)와 여권의 공개서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거부자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전 대표가 지난 21일 경북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로운 퇴진’ 입장을 밝힌 이후 야권 내부에서 비판론이 쏟아지자, 강경론을 통해 이를 상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숙명여대에서 가진 ‘숙명여대생과 함께하는 시국대화’에서 여야 정치권의 탄핵 추진과 관련해 “민심이 압도적인만큼 탄핵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밟는 것이 정치권의 할 일”이라며 “결국 탄핵은 될텐데 시간을 끌어서 얻는 것이 뭐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어 “조금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면서 “야 3당이 합동 의총을 열어 전원이 탄핵 발의안에 서명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도 공개적으로 발의 서명을 받아서 국민에게 누가 거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길은 △공범으로 책임 지고 대통령과 함께 침몰 △탄핵에 찬성하고 국민에게 속죄 등 두 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의결을 거부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다만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강제로 탄핵을 당하면 대통령 개인에게나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국민도 그렇게 요구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언급, “본질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면서도 “전에는 대체로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호가호위로 일어난 사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통령 자신이 주범”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헌론을 비롯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차기 대선 불출마 등에 관한 입장도 피력했다.
개헌론에 대해선 “헌법에 무슨 죄가 있나.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왕적이었나”라고 반문한 뒤 “과거 강원룡 목사가 노 전 대통령이야말로 초대 대통령이라고 한 적이 있다.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대통령이라는 평가”라고 잘라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친일·독재 세력에 맞서다가 핍박을 받았다”며 “과거 노무현은 외로웠지만 지금은 온국민이 촛불민심으로 함께하고 있기에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어찌 보면 하늘이 우리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 전 대표의 사퇴에 대해선 “새누리당이 밟아야 하는 속죄의 길”이라며 “그런 속죄를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공범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임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지휘한 수사를 스스로 부정했다. 법무장관 사임은 당연하다”며 “국민들이 (내각) 집단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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