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마트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형마트의 닭과 오리고기 판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피해가 많은 오리의 경우 고기 판매가 소폭 감소했으나, 닭고기 매출은 오히려 신장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야생철새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지난 11일부터 23일 사이 닭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1% 증가했고, 닭고기를 구매한 고객 수도 34만명으로 3만명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는 AI가 발생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닭고기 등의 소비 자체를 포기하는 'AI 포비아' 현상이 있었다. 실제 2003년 AI 발생과 함께 국내 닭고기 소비가 80% 이상 급감했고, 하림·마니커 등 닭고기 전문업체가 존립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AI가 한 해 걸러 한 번꼴로 발생했고, 2014년에는 연중 발생이 지속하는 등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으면서 AI 발생과 닭고기 소비의 연관성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AI 바이러스가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해도 사멸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열 조리를 한 경우에는 인체 감염 위험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상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위 공직자들이 가금류 소비 진작을 위해 시식회를 하는 일도 사라졌다.
과거에는 AI 발생 시 매출 급감과 함께 닭고기 가격이 폭락했으나, 지금은 가격도 안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육계협회 시세는 AI 발생 하루 전인 지난 10일 냉장 닭고기의 가격(3600원/1㎏)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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