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방도로가 확보되야 안전이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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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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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심재빈 과천소방서장]


과천소방서장 심재빈

부쩍 추워진 날씨만큼 겨울이 다가오는 속도가 빨라지는 계절이다. 소방관에게는 국민들의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장 분주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더욱이 각 종 사회적 이슈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이 더욱 춥게 느껴지는 요즘, 혹시 모를 대형재난에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는 시기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골든타임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곤 한다. 사전적 어원을 살펴보면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의 금쪽같은 시간을 지칭한다. 응급처치법에서의 심정지환자 골든타임 5분과 ‘운명의 90초 룰’이라는 항공사고 골든타임 등 분야별로 시간만 다를 뿐 각종 사건·사고에서는 모두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골든타임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보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지난 2015년 전국평균 구급차의 경우 출동 후 5분이내 도착율은 48%, 소방차의 경우 59%였다. 화재의 경우 5분이 경과되면 연소 확산 속도와 피해면적이 증가되고, 심정지 환자의 경우 5분이 지나면 소생율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소방당국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실적으로 약 절반정도 밖에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소방대원들은 출동 시 소음에 가까운 사이렌을 울리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 곡예같은 운전을 하지만,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까지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에 부딪쳐 시간이 지체되기 일쑤다. 꽉 막힌 도로에서 소방차는 사이렌만 울릴 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심지어는 소방차가 지나가게 하기 위해 다른차가 양보해준 자리에 끼어들기까지 하는 얌체운전자도 있으며, 사고현장 인근에 다다라서는 골목길 불법 주·정차등으로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한 채 걸어서 현장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소방차, 경찰차 같은 긴급차량에게 길을 양보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이런 조기교육의 영향과 시민의식이 성숙해지며 예전에 비해 소방차에 양보운전을 하는 운전자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소방도로 확보는 도로에서 소방차에 양보해주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소화전 주변에 주차를 안 하는 것, 골목길에 소방차가 통행할 길을 감안하여 주차하는 것 등 소방차의 현장 접근에 관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재난현장에서 1분 1초는 생명을 좌우하는 시간이다. 골든타임(Golden Time), 말 그대로 황금과 같이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한 시간이다.

조금만 주변의 소방도로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소방도로가 확보되면 안전이 확보되고, 결국 우리의 행복도 확보될 것이다.

겨울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만큼 화재의 위험도 높아졌지만, 조심하고 노력하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만큼, 우리 모두 소방도로에 주의를 기울이고 화재예방에 관심을 가져 모든 가정에 행복과 안전이 함께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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