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유럽에 난민 수문 열겠다" 경고..EU-터키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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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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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현지시간 26일 이스탄불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5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이 터키를 배신했다며 난민송환협정을 폐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터키와 유럽연합(EU)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4일 유럽의회가 EU에 터키의 EU가입 협상 중단을 가결한 것을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격분하여 유럽에 난민 300만 명을 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정부의 반대파 숙청과 언론 탄압 등을 둘러싼 서방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유럽의회는 지난 24일 터키의 인권 상황과 민주주가 악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잠정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난민들을 태운 버스를 유럽으로 보내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격양된 목소리로 "우리는 300~35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을 먹여살리고 있다. 당신들(유럽)은 약속을 배신했다. 더 이상 나가면 우리는 국경을 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U는 수만 명의 불법 난민이 지난해 터키를 통해 그리스로 유입되자 올해 3월에 터키와 난민송환협정을 맺었다. EU는 터키의 EU 가입 협상과 터키인의 EU 무비자 여행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터키는 불법난민의 EU 유입을 막고 그리스에서 돌아오는 이민자와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의 수는 급격하게 줄었지만 터키 내에서 반EU 정서와 유럽 내에서 쿠데타 이후 터키 정부의 권위주의로의 회귀에 대한 비판으로 양측 간 갈등은 고조되는 상태다.

게다가 문제는 현재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 대형 선거를 앞두고 극우파 포퓰리즘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12월 4일 오스트리아의 대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극우파 후보인 노베르트 호퍼가 박빙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터키가 실제로 난민의 유럽 유입을 막지 않는다면 반이민 정서에 호소하는 유럽의 극우파 포퓰리즘이 더욱 강한 바람을 일으켜 유럽의 정치지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현재 EU 회원국 중에서는 오스트리아만이 강경하게 터키의 EU 가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나머지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타 회원국들은 조심스럽게나마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터키를 유럽에서 난민위기를 막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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