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쿠바계 미국인들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제를 즐겼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피델의 동생이자 현재 쿠바 대통령인 라울 카스트로는 25일 자정 피델 카스트로가 늦은 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특히 쿠바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몰려 사는 마이애미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부랴부랴 파자마 차림으로 거리로 나왔다.
대다수가 쿠바의 공산체제를 거부해 미국으로 탈출한 사람들인 이들은 “쿠바에 자유를!”이라고 외치며 냄비 뚜껑을 두드리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춤을 추었고 서로 얼싸 안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많았다.
20년 전 쿠바를 탈출한 파블로 아렌치비아(67)는 “사람이 죽은 것을 두고 기뻐하는 것은 참 슬프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4년째 마이애미에 산다는 휴고 리바스(78)는 “피델은 이미 죽었어야 한다”며 “라울도 죽어야 한다. 이들 형제는 모두 범죄자”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들은 페이스북 라이브로 축제 분위기를 생생히 전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200만 명의 쿠바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 중 70%가 플로리다에서 산다.
이들은 25일 자정부터 25일 정오까지 밤새 축제를 즐겼다. 남녀노소 모두 쿠바 국기를 흔들며 기쁨을 나누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국의 쿠바계 미국인들이 쿠바의 미래에 엄청난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분위기에 합세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수십 년 간 이어진 압제를 받아온 쿠바인들은 자유, 평화, 민주주의를 누릴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쿠바계인 마크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도 카스트로를 “악의 화신이자 살인을 일삼는 독재자”로 묘사하며 그의 타계 소식을 환영했다.
쿠바계 하원의원인 일레아나 로스-레티넨 역시 자신의 웹사이트에 “독재자가 사망했으니 마침내 쿠바에 새로운 시작이 찾아올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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