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는 내년에 곡선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를 탑재한 신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 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아시아 소재 부품 공급 업체에 O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확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는 내년에 소개할 신제품에 곡선형 OLED 스크린을 탑재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애플이 신제품에 곡선형 OLED 스크린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왔다. 최근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10주년을 맞으면서 제품 성능의 변곡점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그동안 신제품 출시 주기에 비해 디자인과 성능에 혁신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OLED는 절전형인데다 지난 1990년대부터 탑재돼온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보다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제작 단가도 비싸다. 애플이 OLED 스크린을 탑재할 경우 기기당 제조 단가가 50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OLED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와 구글,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제작업체들은 경쟁적으로 OLED 탑재를 서두르고 있다. 서치회사 IHS 마킷에 따르면 스마트폰 OLED 점유율은 2018년을 기점으로 LCD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OLED 시장의 예상 수익은 186억 달러(약 21조 9000억 원)에 이른다.
현재 OLED 시장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만큼, 애플은 일단 삼성 디스플레이에 의존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2010년부터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라인에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뒤 현재 스마트폰용 OLED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또 올해 OLED 생산과 연구 개발 분야에만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샤프, 재팬 디스플레이 같은 일본 기업들도 업계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OLED 생산 확대에 3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대만 아이폰 생산 업체 폭스콘에 매각된 샤프는 애플용 OLED 패널 공급을 위해 5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애플이 시장 전망대로 신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경우 생산 단가가 높아지면서 제품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이미 다수 기업들의 OLED 탑재 기술이 진화하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손을 빌려야 하는 애플의 입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리 강 IHS 마킷 애널리스트는 "몇몇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미 폴더형 OLED나 둘둘 말 수 있는 OLED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터치 센서와 렌즈 커버 등에 유연성이 제한되는 만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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